
한국의 파출소와 같은 기능을 하는 일본 경찰의 고반.
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이치현 경찰은 나고야시 택시협회에 “만취해 택시에 탄 승객이 잠이 들어 못 일어나더라도 앞으로는 경찰에 신고하지 말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라”고 요청했다. 무임승차, 난폭한 행위 등을 제외한 단순 취객의 경우 경찰을 찾지 말고 동료기사를 부르는 등 자구책을 찾아 해결하라는 것이다.
그동안은 택시기사들의 신고를 받으면 모두 출동해 취객을 깨워 집으로 돌려보냈지만, 이 때문에 본연의 업무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게 이유다.
나고야에서 야간 번화가를 운행하는 택시기사(68)는 “행선지도 말하지 못할 만큼 만취한 승객에 대해서는 승차를 거부하지만, 동료가 주소를 알려주고 태우면 그냥 가는 수 밖에 없다”며 “그런 손님들이 술에 취해 못 일어나면 경찰관에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고 말했다.
연말이 되면서 송년회 등으로 경찰의 취객처리 업무는 한층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접수된 택시기사의 잠든 취객 관련 신고는 146건에 달했다.
택시업계는 고민도 많다. 취객을 일으키려고 시도하다 구타를 당하는 사례도 있고, 여성 승객의 경우 잠에서 깨우기 위한 신체접촉이 성범죄의 오해를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는 동물의 사체 처리, 코로나19 방역조치 부실업소 지도, 자전거 수리, 집마당 벌집 제거 등도 경찰 본연의 업무를 방해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신고’로 경찰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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