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문어의 ‘모정’…식음 전폐 4년5개월간 알 품어

심해 문어의 ‘모정’…식음 전폐 4년5개월간 알 품어

입력 2014-07-31 00:00
수정 2015-02-0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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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가운데 최장시간 포란

심해에 사는 문어가 4년5개월에 걸쳐 식음을 전폐하고 알을 품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지금까지 확인된 동물의 포란 시간 가운데 가장 길다.

문어가 수심 1.4km 지점에서 160여개의 알을 품고 있다. 사진=온라인 과학전문지 ‘공중과학도서관’(PLoS One)
문어가 수심 1.4km 지점에서 160여개의 알을 품고 있다.
사진=온라인 과학전문지 ‘공중과학도서관’(PLoS One)


미국 몬터레이만수족관연구소(MBARI) 연구팀은 심해 문어(학명 그라네레도네 보레오파시피카)의 포란 기간이 총 53개월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고 영국 BBC 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2007년 5월 수심 1천371m 지점에서 알을 낳은 어미 문어 한 마리를 우연히 발견했다.

이들은 2011년 9월까지 18차례에 걸쳐 어미 문어를 관찰했다. 2011년 10월에야 어미 문어는 사라졌으며 부화가 끝난 150여개의 빈 알껍데기들만 남은 것이 확인됐다.

이는 가장 오랜 시간 알을 품는 동물인 긴뿔천길새우의 포란 기간 20개월을 훌쩍 넘긴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브루스 로비슨 박사는 “심해에 잠수할 때마다 놀라움이 커졌다”며 “아무도 문어가 아직 남아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도 문어는 알을 품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문어는 긴 포란 기간에 먹이를 먹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미 문어는 알을 떠나지 않았으며 게나 새우가 주변을 얼쩡거려도 이들을 내쫓기만 했다. 또 연구진이 먹이를 줬을 때 이를 무시하기도 했다.

영국 브라이튼해양생명센터의 케리 퍼킨스 연구원은 “이 심해 문어는 정말 좋은 엄마”라며 낳지 않은 알이나 소화하지 않은 음식 조각에서 영양보충을 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심해의 차가운 수온도 긴 포란 기간을 버티게 해준 요인으로 꼽힌다.

포란 장소의 수온은 3℃로 낮아 어미 문어의 신진대사가 느려졌고 음식을 거의 먹지 않고도 버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로비슨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어미 문어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는 없었지만 포란이 암문어의 생의 마지막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화가 끝난 후 죽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지 ‘공중과학도서관’(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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