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파키스탄에서 총기 피살된 트랜스젠더 여성 시신을 구급차에 옮겨싣는 구조대원들. EPA 연합뉴스
파키스탄에서 트랜스젠더 여성 3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시 경찰은 전날 자정 직후 카라치의 메몬 고트 구역 고속도로변에서 사살된 트랜스젠더 여성 3명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는 중이라며 범행 동기에 관한 판단은 아직 내리지 않은 상태다.
파키스탄에서는 트랜스젠더가 오래전부터 공격 대상이 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 역시 트랜스젠더 여성을 혐오하는 이들의 증오 범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 단체들은 파키스탄 내에서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한 폭력이 우려할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파키스탄에선 수년 전부터 온라인상에서 트랜스젠더들의 법적 권리와 안전을 위협하는 조직적인 혐오 메시지와 활동이 횡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랜스젠더 권익옹호 활동가이자 정부 임명 지역상담가인 샤자디 라이는 AFP에 “우리 사회에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뿌리 깊은 혐오가 여전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2018년 트랜스젠더 보호법을 제정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핵심 조항들이 이슬람 법정에 의해 폐기됐다.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은 이슬람 율법이 법 위에 있다.
종교 법원은 파키스탄 의회가 비이슬람법을 제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안된 헌법기관이다.
한편, 파키스탄에는 약 50만명의 트랜스젠더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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