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징용자의 눈물

일제강점기 징용자의 눈물

입력 2010-05-22 00:00
수정 2010-05-2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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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숙 장편 역사동화 ‘검은 바다’

일제의 식민 지배는 대한민국에 가늠할 수 없는 상처들을 남겼다. 올해는 경술국치 100년, 광복 65주년인 해이지만 그 중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상처들은 많다. 종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 피해자 문제가 대표적인 예다.

역사 동화 작가로 잘 알려진 문영숙의 신작 ‘검은 바다’(김세현 그림, 문학동네 펴냄)는 이중 강제 징용의 참상을 최초로 고발한 동화다. 이미 ‘에네껜 아이들’ 등 전작을 통해 멕시코로 이주한 조선인 노동자의 비참함을 전하기도 했던 그는, 이번에는 일제 강점기 징용과 전쟁의 참상을 어린이들에게 알린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무 것도 모른 채 일본으로 끌려간 어린 소년 ‘강재’와 친구 ‘천석’이다. ‘구름처럼 세상천지 다 돌아댕기는 기 소원’인 강재는 장손이며 병약한 형을 대신해 징용자 무리에 들어간다. 2년만 채우고 오면 ‘면서기’를 시켜준다는 꾀임에 속아 그가 간 곳은 바로 악명 높은 ‘조세이 탄광’.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 밑 막장에서 강재와 천석 같은 아이들은 온종일 석탄을 캔다.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 돌아 오는 건 작은 주먹밥, 그리고 채찍질뿐이다. 이를 견디다 못한 둘은 결국 탈출을 감행한다.

작품은 탄광을 탈출한 둘의 시선을 통해 강제 징용 뿐 아니라 전쟁의 참상도 고스란히 전한다. 폭격 현장에 끌려가 일을 하다가 떨어지는 포탄에 목숨을 잃은 여인들,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처참하게 죽은 사람들을 통해 전쟁은 누구에게도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 야마구치현에 있었던 조세이 탄광의 생존자 김경봉 옹의 실제 경험담이 작품의 소재가 됐다. 신문기사를 통해 김 옹과 조세이 탄광에 대해 알게된 작가는 꼼꼼한 인터뷰와 철저한 자료 조사, 현지 답사를 통해 작품을 구상했다. 그는 “조세이 탄광이 있던 곳에서는 아직도 희생자의 후손들이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면서 “작품을 통해 억울하게 끌려가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수많은 징용자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더 나아가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0-05-2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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