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 10쌍의 진솔한 내면

예술가 10쌍의 진솔한 내면

입력 2010-11-06 00:00
수정 2010-11-0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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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대화】김지연·임영주 엮음 아트북스 펴냄

예술가와 예술가가 만났다.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원로·중견 미술작가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성공한 젊은 작가는 세대를 뛰어넘어 예술과 삶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예술가들의 대화’(김지연·임영주 엮음, 아트북스 펴냄)는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그들의 생생한 육성의 기록이다.

평소 작가들을 접할 기회가 많은 갤러리 미술기획자와 일간지 미술담당기자가 같은 길을 가거나 비슷한 문제의식을 지닌 선후배 작가 열쌍을 맺어줬다. 깔린 멍석 위에서 후배 작가는 묻고, 선배 작가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예술의 의미, 작업 세계와 같은 진지한 주제에서 상업성에 대한 고민까지 이들의 진솔한 대담은 작품과 평론만으로는 알기 힘들었던 작가들의 내면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거장 조각가 최종태는 쌀 작업을 하는 젊은 작가 이동재에게 “예술가의 가(家)보다 위에 있는 게 사람 인(人)인 것 같다.”고 조언하고, 이동재는 수행자 같은 태도로 꾸준히 작업을 해온 선배에게서 “진리를 추구하는 구도자의 모습을 본다.”며 존경심을 표한다.

박대성과 유근택은 한국화를 주제로 긴 대화를 나눈다. 박대성은 “시대가 변해도 변치 않는 전통의 힘”을 강조하고, 유근택은 “동양화의 기본 법칙으로 현대의 모습을 담아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고민을 털어놓는다.

여성작가 팀인 윤석남과 이수경의 대담에선 강한 연대감이 묻어난다. 한국 페니미즘 미술의 대모로 불리는 윤석남과 도자기 파편을 이어 붙이는 작업으로 유명한 이수경이 여성미술가 혹은 치유의 미술이라는 수식어에 대한 거부감을 공유하는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책은 이 밖에 소나무 사진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배병우와 부부영상설치그룹인 뮌을 비롯해 고영훈-홍지연, 이종구-노순택, 임옥상-김윤환, 사석원-원성연, 홍승혜-이은우의 대화를 담았다. 1만 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10-11-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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