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화학교수 종교와 통섭하다

서른살 화학교수 종교와 통섭하다

입력 2010-11-13 00:00
수정 2010-11-13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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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도 부처님도 기뻐하는 과학】강상욱 지음 동아시아 펴냄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0년간 쉽게 읽는 교양과학책이 쏟아졌다. 쉽게 읽는 책들만 생산되면서 내용이 얕아지고 설명방식도 지루해졌다. 그러면서 독자들은 점점 교양과학을 읽지 않게 됐다. 그렇다면 전문적인 학술서를 교양있는 일반인이 읽을 수는 없을까. 기초적인 과학을 아름다운 시적 은유로 풀어낼 수는 없을까.

강상욱(30) 상명대 화학과 교수는 이런 고민 끝에 ‘예수님도 부처님도 기뻐하는 과학’(동아시아 펴냄)을 쓰게 됐다고 집필 동기를 밝힌다. 올 3월 임용 당시 대한민국 최연소 남자교수로 화제를 모았던 젊은 과학자가 제시하는 종교와 과학의 통섭 이야기다.

저자는 성경의 마태복음 12장을 인용하면서 ‘예수님이 우리 모두가 형제다.’라고 말한 부분을 인용한다. 그리고 이것을 단지 2000년 전에 예수라는 사람이 발언한 말로 간주하지 않고 그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뼈와 살, 장기와 피가 모두 화학원소로 구성돼 있고, 그것들이 우리의 삶과 죽음을 따라 순환하고 있다. 즉, 몸을 이루기 위해 연결돼 있던 화학원소들이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고, 그것들이 모여 다시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소, 산소 같은 화학원소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137억년 전 빅뱅에 의해 생성됐다. 그 머나먼 순간에 생성된 원자들이 모여 사람의 DNA를 구성하고 뇌의 신경회로를 만들고 피가 됐다. 또한 내가 마시는 한 잔의 물도 역시 태초의 순간에 만들어져 지금에 나온 것이다. 까닭에 물을 마시는 순간 우주와 나는 하나가 된다. ‘내가 우주다!’라고 증명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말할 수 없었던 삶의 지혜들, 연구현장에서 전율했던 우주와 내가 합일되는 순간, 성경과 불경의 구절들이 과학에서도 동일하게 존재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종교가 인간에게 전하는 가르침은 과학이 자연에서 관할하는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불교에서 연꽃은 깨끗함의 상징인데 연잎이 물에 젖지 않는 이유는 연잎에 돋은 나노돌기로 인한 소수성(疏水性)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나노물질을 이용한 첨단소재를 주로 연구했으며 나노세계에서 일어나는 신기한 현상을 활용한 고효율 태양전지와 에너지 분리막 분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만 20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2010-11-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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