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차 한 잔] “충무공이 수재? 무과 6년 공부하고도 첫 낙방”

[저자와 차 한 잔] “충무공이 수재? 무과 6년 공부하고도 첫 낙방”

입력 2011-08-06 00:00
수정 2011-08-06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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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떻게 이순신이 되었나’ 펴낸 박종평씨

충무공 이순신. 그를 모르는 한국인도 있을까?

교과서에서부터 위인전, 소설, 영화, 드라마까지 늘 곁에 있었던 이름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의 모든 것을 알고 있을까? 그 물음에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 이가 있다. ‘그는 어떻게 이순신이 되었나’(스타북스 펴냄)를 낸 박종평 골든에이지 대표. 그는 이순신 장군의 내면으로 찾아 들어가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삶의 속살을 끄집어내 독자 앞에 펼쳐 놓는다.

박 대표는 ‘새로운 이순신’을 찾아내기 위해 난중일기와 임진장초 같은 관련 자료는 물론 시와 편지의 행간까지 돋보기를 들이댔다. 그런 작업 끝에 장군을 넘어서서 한 시대를 경영했던 CEO 이순신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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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평 대표는 이순신 장군을 ‘사는 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대로 산 사람’이었다고 강조한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박종평 대표는 이순신 장군을 ‘사는 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대로 산 사람’이었다고 강조한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상관에게 대들다 파직당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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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순신 장군에게 다가서게 된 동기를 ‘궁금증’이었다고 털어놓는다. “궁금한 게 무척 많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책도 그가 위대할 수밖에 없었다는 식의 당위성만 말하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삶을 거꾸로 들여다봐야겠다고 생각했지요. 난중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그동안 알려졌던 이순신과 다른 이순신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박 대표가 새로 발견한 이순신은 처음부터 큰 인물은 아니었다. 아니, ‘별 볼일 없는’ 청년에 가까웠다. “문과를 준비하다 스물두 살 때 무과 공부로 바꿨는데 스물여덟에 본 첫 과거에서 낙방했습니다. 본질은 6년이나 공부해서 낙방한 ‘뭔가 문제가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이지요.” 이순신의 별 볼일 없는 행적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첫 과거에 낙방한 뒤 방황하다가 서른두 살에 무과에 급제했는데 급제 뒤에도 문제는 늘 그를 따라다닙니다. 상관에게 대들다가 파직당하기도 하고…. 변방을 떠돌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 ‘보통사람 이순신’이 어떻게 ‘영웅 이순신’이 되었을까. 그 변화를 이끈 요체는 무엇이었을까. 박 대표는 시간의 힘과 자기성찰, 그리고 올곧은 성품에서 답을 찾는다. “부러지고 깨지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관찰했습니다. 그런 인고의 시간이 저돌적이고 강직한 성격을 에너지로 바꿔놓았던 것이지요. 중요한 건 이순신 장군이 근본적으로 바른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바르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바탕이 있었기 때문에 시련을 넘어 완성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겁니다.”



박 대표가 이순신 장군에 대해 깊이 파고든 것은, 굴곡 많았던 자신의 삶과도 무관하지 않다. 방송사에서 일하다 학문에 목이 말라 사표를 냈더니 IMF가 터졌고, 공부를 포기한 뒤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다가 새로운 도전을 찾아 출판사를 차리고…. 그러던 중 가장 힘든 시기에 난중일기 완역판을 만나면서 깨달음 같은 것을 얻었다. “도전하고 좌절하는 것을 반복하다 보니 타인과 상처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차에 난중일기를 읽으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고독한 한 인간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아, 이 사람도 그렇게 살았구나.’ 하는 동질성을 느꼈다고 할까요. 그 속에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순신은 낙관주의자이자 홍보맨

그가 찾아낸 이순신은 지독한 낙관주의자이면서 관찰과 설득의 달인이자 브랜드 홍보에 능한 마케팅 전문가였다. 무엇보다 ‘사는 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대로 산 사람’이었다. 죽음조차 자신의 생각대로 선택했을지도 모르는…. “지극히 평범했던 사람이 시련과 싸우면서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결국 세상을 바꾼 사람이 이순신 장군입니다. 리더십이 실종된 이 시대에 배워야 할 게 많은 삶이었습니다.”

이호준 편집위원 sagang@seoul.co.kr

2011-08-0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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