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차별 종식 이끈 그녀의 삶

흑백차별 종식 이끈 그녀의 삶

입력 2012-03-17 00:00
수정 2012-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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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 파크스 나의 이야기】 최성애 옮김 문예춘추사 펴냄

1955년 12월 1일, 미국 남동부의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 시에서 벌어진 일이다. 오후 6시 퇴근 무렵, 몽고메리 페어 백화점에서 점원으로 근무하던 로자 파크스(1913~2005)가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버스 좌석은 두 종류. ‘White’(백인)와 ‘Colored’(흑인)다. 로자 파크스는 버스요금을 낸 뒤 ‘Colored’라고 쓰인 자리에 앉았다.

버스가 엠파이어 극장 앞 정류장에 섰을 때 백인 승객들이 차에 올랐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빈자리가 없었다. 버스 기사는 로자 파크스를 비롯한 흑인 네 명에게 자리에서 일어나 백인들에게 좌석을 양보하라고 요구했다. 버스요금까지 냈는데 말이다. 어처구니없지만 당시엔 그게 법이었다. 42세의 흑인 여성 로자 파크스는 운전기사의 요구에 단호하게 “No!”라고 답했다. 그리고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다.

‘로자 파크스 나의 이야기’(최성애 옮김, 문예춘추사 펴냄)는 미국 흑인 시민권 운동의 어머니로 꼽히는 로자 파크스가 작가 짐 해스킨스와 함께 쓴 자서전이다. 로자 파크스는 책을 통해 버스 좌석 양보 거부 사건의 전말과 이후 미국 흑인 시민권 운동에 투신하게 된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앞서 1900년 몽고메리 시는 버스 좌석에 흑백 분리를 허용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 조례는 흑인 좌석을 지정하거나, 자리에서 일어서게 하는 권한까지 운전기사에게 부여하고 있었다. 이 조례에 따라 로자 파크스는 흑백인종분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벌금 10달러와 소송비용 4달러를 내야 했다. 미국 흑인 시민권 운동의 발단이 됐던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은 이렇게 시작됐다. 흑인들의 매주 월요일 버스 타지 않기 운동은 1년 넘게 이어졌다. 4만명에 가까운 흑인 노동자들이 걸어서 일터로 나갔다. 결국 사건이 터진 이듬해, 미 연방 대법원이 흑백분리를 규정한 몽고메리 시의 조례가 위헌이라고 판시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로자 파크스에게 부과된 벌금도 무효화됐다. 하지만 그의 ‘작은 행동’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간이식당 좌석 분리와 고용차별 폐지를 주장한 1963년 버밍햄 운동, 워싱턴 DC를 향한 도보 대행진 등으로 이어지며 미국의 근대사를 뒤흔들었다.

로자 파크스가 92세로 사망한 뒤, 그의 시신이 담긴 관이 미 의회 캐피톨 힐에 이틀 동안 머물렀다. 흑인 인권 운동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그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일로, 미국 역사상 31번째 일이다. 여성으로서는 첫 번째, 흑인으로서는 두 번째다. 1만 3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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