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어느날 갑자기 뒤바뀐 아기들의 운명

[어린이 책] 어느날 갑자기 뒤바뀐 아기들의 운명

입력 2013-06-15 00:00
수정 2013-06-1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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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온 특별한 아기/페테르 리드벡 지음/리센 아드보게 그림/김상열 옮김/어린이 작가정신/32쪽/1만원

어느 날 아침,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졌다. 집집마다 아기들이 몽땅 뒤바뀐 것이다.

대신 아기 침대에는 편지가 한 장 놓여 있었다. ‘이 아기를 데려가는 대신 다른 아기를 두고 갑니다.’

까만 머리 아기는 민머리 아기로, 여자 아기는 남자 아기로, 피부가 갈색인 아기는 흰 아기로 모두 뒤죽박죽됐다. 엄마 아빠는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했다.

“말도 안 돼! 누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우리 아기를 데려갔어. 그 대신 ‘보잘것없는 아기’를 놓아 두다니!”

엄마 아빠들은 왕비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 궁궐로 향했다. 배고픈 아기들은 일제히 울음을 터뜨린다. 두서 없는 방안들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솔로몬의 재판’을 연상케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두 엄마가 한 아기를 데려가고 싶어 한다면? 아무도 데려가고 싶어 하지 않는 아기가 생긴다면? 진짜 우리 아기를 찾을 수 없다면? 부모들은 그만 머리가 아파온다.

1년 뒤에 다시 모여 아기들의 운명을 결정하기로 한 부모들. 이들은 결국 어떤 선택을 내릴까.

‘우리에게 온 특별한 아기’는 다소 충격적인 설정이지만 재치있는 이야기 전개를 통해 최근 다변화하고 있는 가정의 모습을 비추고 ‘편견을 거두라’고 옆구리를 찌른다. 입양·다문화·새터민·한부모 가정 등 우리 사회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뒤바뀐 아기들의 이야기로 변주한다. 진정한 가족은 피로 연결된 게 아니라 사랑과 헌신으로 이어져 있다는 진실도 품고 있다.

지은이 페테르 리드벡은 2004년 스웨덴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화 작가로 뽑힌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다. 현대적이면서도 재기발랄한 일러스트와 세련된 색감이 황당한 설정과 잘 어우러져 있다. 머리색, 피부색, 표정, 행동 모두 제각각인 아기들의 천진하고 익살스러운 모습을 하나씩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참 동화책에 흥미를 붙일 4~7세 어린이들에게 건네줄 책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3-06-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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