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기 차오차오의 오른쪽 귀다. 사람들은 나를 ‘꼬마 귀’라 부른다. 나는 내가 예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줄 알았다. 하지만 차오차오가 세상에 나온 날부터 나는 자꾸만 눈물이 난다.
뱃속에서부터 보고 싶었던 엄마 귀는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다. 의사 아저씨는 나의 입 안에 차가운 쇠막대를 집어넣고 마구 휘젓는다. 낯선 아기의 귀에게서 ‘비정상’이라는 말을 듣게 된 날은 참혹한 기분에 쓰러지고 만다. 혼란에 빠져 있는 내게 의사는 소이증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최신 의학 기술로 가짜 귀를 만들어 붙이면 된다는 말과 함께.
꼬마 귀가 자신만의 특별한 이름인 줄 알았던 나. 하지만 자신이 모두의 걱정거리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자 온몸이 덜덜 떨려온다. 어른들은 엄마를 괴롭힌다. 차오차오의 외할머니는 엄마가 임신했을 때 귀신의 노여움을 샀기 때문이라고 몰아붙인다. 할머니는 급기야 내 몸에 붉은 실을 칭칭 감아 떼어내려고 나선다. 막아선 엄마는 나를 가만가만 쓰다듬으며 속삭인다.
“아가, 엄마는 너의 큰 귀도 사랑하고, 작은 귀도 사랑한단다. 엄마는 크기와 상관없이 모두 사랑한단다.”
타이완의 한 초등학교 교장인 작가가 꼬마 귀의 마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들 차오차오 덕분이다. 실제 소이증을 갖고 태어난 아들을 둔 작가는 덜 자란 귀를 화자로 내세워 처음 태어난 아이가 겪을 불안과 공포, 상처를 세심하게 짚어내고 보듬는다. 이야기는 가족의 사랑이 아이의 상처를 아물게 하고 심지를 단단하게 굳힐 수 있다는 믿음을 함께 전한다. “넌 원래 선녀의 아기였고 네 귀는 선녀가 널 알아보지 못할까봐 표시해 놓은 것”이라는 말을 들은 작가의 아들이 밝게 자라나고 있듯. 8세 이상.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4-03-2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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