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이 드문 새벽 들개가 부동산집 황 사장의 목덜미를 무는 사건이 발생한다. 마을은 발칵 뒤집힌다. TV 뉴스에도 충격적인 사건으로 보도된다. 경찰들은 들개를 잡기 위해 마을 인근 산을 이 잡듯 뒤진다. 목격자에 따르면 들개는 진돗개처럼 생겼고 요구르트 빛깔을 띠고 있다. 옆구리에는 붉은 스프레이 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다.
주인공인 초등학교 5학년 ‘수용’이는 그 들개가 동네 산책로에서 만난 ‘악당’이라고 직감한다. 악당은 수용이가 붙인 이름이다. 수용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악당이 절대로 사람을 물었을 리 없다고 확신한다. 수용이가 아는 악당은 자신과 늘 일정한 거리를 지키고 밥을 갖다 줘도 멀뚱히 쳐다만 볼 뿐 전혀 위협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수용이는 악당이 사람을 물었다면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악당이 황 사장을 공격한 그날 밤 상황을 추적한다. 목격자인 동네 슈퍼 형도 만나고 병원에 입원한 황 사장도 찾아가 보지만 ‘사람을 무는 미친 개’라는 말만 듣는다.
낙담하려는 순간, 수용이는 아빠에게서 충격적인 얘기를 듣는다. 황 사장이 악당을 질질 끌고 다니며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했고, 견디다 못한 악당이 황 사장을 물었다는 것이다. 아빠는 그날 밤 술을 먹고 늦게 귀가하다 그 광경을 목격했다.
수용이는 경찰서를 찾아가 제대로 수사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묵살당한다. 급기야 퇴원한 황 사장이 악당의 목에 현상금 500만원을 내걸자 사냥꾼들이 벌떼같이 몰려든다. 수용이는 마취제를 섞은 고기를 먹인 뒤 악당을 손수레에 실어 안전한 곳으로 옮기겠다며 어느날 학교에 가지 않고 산으로 올라간다. 수용이가 등교하지 않자 담임 선생님과 엄마, 경찰이 수용이를 찾아 산에 온다. 결국 악당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죽고 만다.
주인에게 버려져 떠돌이가 된 들개와 친구가 되고 들개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진한 감동과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세상에는 사람만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이 있고, 사람 목숨이 소중하듯 다른 생명도 소중하다는 메시지가 큰 울림을 울린다. 초등 고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4-11-0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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