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지적한 이응준 “묻힐뻔한 사실 기록으로 남겼을 뿐”

‘표절’ 지적한 이응준 “묻힐뻔한 사실 기록으로 남겼을 뿐”

입력 2015-06-17 11:07
수정 2015-06-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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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표절 주장…”문단서는 다 아는 사실”

한국 대표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논란으로 문단계가 발칵 뒤집혔다. 시인 겸 소설가 이응준은 한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신경숙 작가의 ‘오래전 집을 떠날 때’에 수록된 단편 ‘전설’의 한 대목이 유키오의 구절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응준은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논란이 벌어진 상황에 대해 “정식 문인이 묻힐 뻔한 사실을 정식 글로 남겼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표절) 사안은 문단계가 다 아는 사실이지 비밀정보가 아니다”라며 “그러나 이런 정보가 정식 기록이 아닌 안개 형태로, 부서진 형태로 떠다니고 있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형태로 남아있다면 이 정보는 시간이 지날수록 왜곡되고 무의미해진다”며 “(이런 상황이 안타까워) 정식 문인인 제가 그런 정보를 잘 정돈해서 제 이름을 걸고 기록으로 남겼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응준은 “저는 신경숙 작가에 대해 전혀 불만이 없다”며 “다만 신 작가가 이렇게 표절 사실을 얼버무리는 상황에서 기록이 남지 않는다면 우리가 죽고 난 후(흙이 된 후)에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문학이 아무리 왜소해진다고 해도 여전히 문학을 읽는 독자들이 있다”며 “조선시대 남겨진 한두 줄의 기록이 지금 큰 힘을 발휘하는 것처럼 지금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의 독자들이 절망할 수는 없지 않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1996년에 나온 소설의 표절문제를 10여 년이 지난 지금 제기하느냐는 질문에는 “제대로 된 글로 남겨 표절 의혹을 멈추게 하려고 10년을 준비했다”며 “글 수정만 한 달 반이 걸리고 법률적 검토도 거쳤다”고 답했다.

신 작가에 관한 표절 시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가 지난 1999년 발표한 소설 ‘딸기밭’과 장편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단편 ‘작별인사’ 등 작품들도 크고 작은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특히 ‘작별인사’는 일본 작가 마루야마 겐지의 장편소설 ‘물의가족’을 표절한 것이라는 주장이 90년대 말 한 문학평론가에게서 나오기도 했다.

이응준은 이에 대해 “그때도 신 작가가 미시마 유키오를 표절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상하게 흐지부지 넘어갔다”며 “온갖 압력과 협박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저는 그냥 일상으로 돌아가 하던 일을 할 뿐”이라며 “(표절 의혹 사이에서) 사람들이 방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록을 남겼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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