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국 최초의 대형 재난 영화로 기대를 모았던 ‘해운대’. 거대한 쓰나미가 부산 해운대를 덮치는 장면을 담은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 반응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당시 우리 컴퓨터그래픽(CG)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그 정도가 어디냐는 것이다. 하지만 곧 할리우드 재난 영화 ‘2012’의 예고편이 공개되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히말라야산맥을 삼킬 것 같은 해일에 견주면 ‘해운대’는 애들 장난에 불과할 정도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스케일과 특수 효과를 앞세우던 ‘해운대’의 배급사는 인간의 용기와 감동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그 결과 ‘해운대’는 1145만명을 끌어모았고 ‘2012’는 546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만약 해운대의 마케팅 전략에 변함이 없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에서 20여년간 ‘해리포터’ ‘다크나이트’ ‘인셉션’ 등 250편이 넘는 작품을 마케팅했던 저자는 요즘처럼 영화 시장이 ‘시네마 지옥’이 된 상황에서는 아무리 잘 만든 작품이라도 마케팅 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영화는 줄잡아 1095편. 한 주에만 무려 21편이 개봉했다. 그나마 흥행 좀 했다고 어깨에 힘줄 수 있는 100만 관객 작품은 전체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49편에 불과했다. 국민 1인당 연간 4.17편의 영화를 본다고 하지만 개봉 흔적도 제대로 남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일반 관객이라도 이 책을 통해 마케팅 포인트를 이해하고 영화를 본다면 꽤 흥미로울 듯하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5-11-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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