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도 소설처럼 쉽고 편하게

희곡도 소설처럼 쉽고 편하게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16-03-22 22:40
수정 2016-03-23 11:1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페이퍼백 희곡책 ‘이음희곡선’ 출간

첫 작품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인기

희곡 책은 문단에서도 ‘소수자’ 취급을 받고 대중들에게도 외면받는 게 현실이다. 이런 희곡 책을 페이퍼백(문고판) 소설처럼 손쉽게 읽을 수 있게 한 희곡선이 나왔다. 출판사 이음에서 기획한 이음희곡선이다.

첫 작품은 ‘검열 논란’에 휩싸였던 박근형 연출의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이다. 현재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 중인 이 작품은 개막일인 지난 10일에 맞춰 출간됐다. 이음 측은 올해 남산예술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장우재 연출 및 작가의 ‘햇빛 샤워’(5월 17일~6월 5일), 고연옥 작가의 ‘곰의 아내’(7월 1~17일), 김수정 작가의 ‘파란 나라’(11월 16~27일)를 차례로 개막일에 맞춰 펴낼 예정이다.

책은 페이퍼백처럼 가볍고 작다. 보통 책 크기는 가로 153㎜, 세로 224㎜인데 희곡선은 105㎜, 185㎜로 손바닥만 하다. 전체 쪽 수는 100쪽 내외로 얇다. 책값도 5500원으로 요즘 책 가격의 절반 정도다.

이음희곡선을 기획한 김우영 편집자는 “한국 문학에서 특히 존재감이 약한 희곡, 그중에서도 동시대에 대한 성찰과 고민을 치열하게 담은 현대창작극을 선별해 펴낼 계획”이라면서 “독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볼 수 있게 책을 작고 간결한 디자인으로 만들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음희곡선은 국내 공연계에선 드물게 작품이 올라가고 있는 공연장에서 판매도 하고 있다. 관객들이 공연 전후 프로그램을 사서 보듯, 극장에서 대본을 직접 만나볼 수 있게 한 것. 실제로 남산예술센터에서는 연극을 보고 난 관객들이 희곡 책을 사 드는 풍경이 흔해졌다.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의 경우 지난 주말 극장에서 팔린 부수만 100여부에 이르고 평일에도 평균 20~30부는 꾸준히 팔리고 있다.

조유림 남산예술센터 프로듀서는 “공연이 끝나고 나면 연극계 관계자나 학생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대본을 보고 싶다며 관심을 많이 보인다. 희곡은 출간도 판매도 어려운 게 현실이지만 새로운 희곡이 발굴, 유통되는 건 연극계 전체에도 긍정적인 일이라 창작 작품의 출간이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6-03-23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