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주 붉은 땅에서 오래된 지구 밟아 볼까

서호주 붉은 땅에서 오래된 지구 밟아 볼까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16-09-23 21:00
수정 2016-09-23 21:1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35억년 전 세상 그대로/문경수 지음/마음산책/240쪽/1만 4000원

이미지 확대
세상에는 사람들이 걷고 싶어 하는 수많은 길이 있다. 국내에서는 제주 올레길이 대표적이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은 전 세계 곳곳에서 찾아갈 정도로 유명하다. 과학 탐험가인 저자는 35억년 전 초기 지구의 모습을 간직한 길을 걸어 보자고 독자들에게 제안한다. 35억년 전은 지구상에 생명체가 처음 등장했던 즈음이다. 지구의 나이는 45억~46억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래된 지구로 이끄는 시간여행의 통로는 다른 대륙과는 고립돼 진화해 온 호주, 그중에서도 인간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던 광활한 붉은 땅 서호주다. 호주에서 가장 넓은 주(州)로, 면적은 남한의 25배인데 인구는 200만명에 불과하다. 북쪽의 샤크만은 지구에서 35억년 전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지구 대기의 산소를 만든 미생물인 시아노박테리아의 흔적이 스트로마톨라이트란 화석에 남아 있다. 기실 우리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서호주를 알게 모르게 접해 왔다는 것을 알면 눈이 동그레질 듯. 저 멀리 화성에 견주는 척박한 환경 탓에 SF 영화 배경으로 많이 등장했다. 가장 최근 영화는 바로 ‘마션’이다.

이 책은 생명체의 기원을 탐구하는 우주생물학자들과 함께했던 탐험의 기록이다. 저자는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2010년부터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들과 함께 서호주 팔바라 지역을 5년에 걸쳐 세 차례 탐험했다. 전문적인 내용이 담겨 있을 것으로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일반 독자 눈높이에 맞춘 탐험기가 저자가 직접 찍은 매혹적인 사진과 함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서호주 탐사를 통해 저자가 과학 탐험가가 됐듯 이 책을 통해 또 다른 과학 탐험가가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6-09-24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