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다정한 용호동 이웃들

[어린이 책]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다정한 용호동 이웃들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21-06-03 20:38
수정 2021-06-04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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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용호동에서 만나
공지희 글/김선진 그림
창비/160쪽/1만 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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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용호동에서 만나’ 본문 이미지 창비 제공
‘우리 용호동에서 만나’ 본문 이미지
창비 제공
정우네 집 앞에 놓인 낡은 벤치에 수염이 덥수룩한 아저씨가 자꾸 찾아온다. 정우는 어느 날 홧김에 한 카페의 화분을 발로 차 깨뜨렸는데 벤치에 앉아 있던 아저씨에게 이 장면을 들키고 만다. 유일한 목격자인 아저씨는 정우에게 물과 먹을 것을 달라 하고, 정우는 꼼짝없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아저씨에게 점점 마음이 간다.(‘벤치 아저씨, 표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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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용호동에서 만나’ 책표지  창비 제공
‘우리 용호동에서 만나’ 책표지
창비 제공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공지희 작가의 동화집 ‘우리 용호동에서 만나’는 이처럼 이상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다정한 가상의 동네 ‘용호동’ 이웃들이 함께 기대며 살아가는 이야기 여섯 편을 담았다. 창밖에서 카페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할머니, 손수 만든 수레를 끌고 동네를 순찰하는 할아버지, 사람들 몰래 벽에 그림을 그리는 청년이 정을 쌓고 위로를 주고받는 모습은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이웃의 존재감을 일깨운다.

작가는 수십년간 쌓인 추억이 무색하게 동네가 재개발로 바뀌는 모습에 대한 아쉬움도 그렸다. 편히 누워 하늘을 볼 여유를 주던 벤치는 누울 수 없게 쇠 칸막이를 박은 새 벤치로 바뀌었다(‘벤치 아저씨, 표류하다’). 골목 벽에 정성 들여 그린 예쁜 벽화는 건물이 철거되면서 잔해로 흩어진다(‘b의 낙서’). 그러나 한편으로는 새 카페 주인이 단팥죽을 맛있게 끓이는 할머니와 동업을 하는 모습(‘안녕, 단팥죽’) 등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도 보여 준다.

우리 주변에도 용호동 사람들 같은 이웃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설렘이 생겨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21-06-0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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