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예방 피임’ 허용한 교황?

‘지카예방 피임’ 허용한 교황?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6-02-19 22:42
수정 2016-02-19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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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피하는 건 절대악 아냐” 가톨릭 교리변화 요구에 답변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생아에게 소두증을 유발한다고 의심되는 지카바이러스의 전염을 막기 위해 피임을 허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성관계로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보고된 가운데 가톨릭 신자가 많은 중남미에서는 가톨릭 교리로 금지된 피임과 낙태에 대해 전향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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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간) 멕시코 순방을 마치고 로마 바티칸으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임신을 피하는 것이 절대적인 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가톨릭이 금하는) 피임과 낙태 중 어떤 하나를 덜 나쁜 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낙태는 절대적인 악이자 범죄”라면서도 피임에 대해선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1960년대 바오로 6세가 정세 불안으로 강간 위험이 상존했던 벨기에령 콩고의 수녀에게 경구피임약 복용을 허용했던 사례를 들면서 “특정한 경우 (피임이 덜 나쁜 행위라는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가톨릭은 여성이 배란기에 성관계를 피하는 자연적인 가족계획 외에 모든 종류의 피임과 낙태를 금지한다. 하지만 지난해 중남미에서 지카바이러스 확산과 함께 소두증을 앓는 신생아 수가 급증하면서 피임과 낙태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지카바이러스가 성관계로 감염될 수 있다면서 콘돔 등 안전한 방법으로 성관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파울루 가톨릭대 신학 교수인 페르난도 알테메이어는 “지카바이러스가 아무 죄 없는 신생아에게 큰 위협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회는 피임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계은행은 지카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한 중남미 국가의 경제적 피해가 단기로는 35억 달러(약 4조 3000억원)로 나타났다고 이날 발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6-02-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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