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잡채·씨앗호떡 일단 한번 잡숴봐

비빔잡채·씨앗호떡 일단 한번 잡숴봐

입력 2013-10-17 00:00
수정 2013-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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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천국’ 부산 뒷골목

“망개떡, 당고~.”

고등어 노릇노릇하게 구워 점심 먹고, 자갈치시장을 빠져나오는데 추억의 외침 소리가 들려온다. ‘따르르륵’ 죽통 소리다. 반가운 망개떡 아저씨, 장인득씨다. 그는 떡통을 메고 40년간 시장통에서 망개떡을 팔아온 ‘자갈치 명물’이다. 청미래 덩굴 이파리로 감싼 단팥떡을 베어 물며 달콤하고 때론 매운 부산 간식여행은 시작된다.

남포동 극장가, 국제시장 가는 골목, 깡통시장, 서면 백화점 뒷골목, 자유시장…. 부산 뒷골목은 서민들과 긴 시간을 같이해 온 간식천국이다. 시장 보러 나왔다가 허기를 메우기도 하지만 그 맛을 잊지 못해 일부러 찾아오는 삼삼오오 가족과 친구들이 이 간식명가들을 부산의 또 다른 여행 포인트로 올려놨다. 그래서 부산에 가면 꼭 먹어야 할 간식 리스트가 있다. 갓 튀겨낸 튀김과 떡어묵, 고추장 얹어 내놓는 딱 세 젓가락 비빔잡채(왼쪽), 유부에 당면과 야채를 넣고 뜨끈하게 국물 얹어주는 유부주머니, 할머니의 달콤한 단팥죽, 튀긴 밀가루 떡을 갈라 호박씨와 땅콩 등을 넣어주는 씨앗호떡(오른쪽). 여기에도 원조 논쟁은 있다. 원조를 표방하는 집이 경쟁적으로 호객을 하지만 용하게도 여행자들은 원조집을 알고 긴 줄을 만들어낸다.

어디든 애당초 자리 잡고 앉을 생각은 말아야 한다. 서서 훌훌 거리거나 엉덩이 비집고 들어가 쪼그리고 앉으면 특혜다.

이런 시장통 간식들은 조금은 불결하거나 불편할 수 있다. 오래된 기름과 뜨거운 국물에 드나드는 플라스틱 바구니들이 덜컥 겁도 나지만, 풍경이 맛이 되는 곳 아닌가. 부산의 뒷골목은 여전히 분주하고, 여전히 맛있다.

2013-10-1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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