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 기간 위치추적으로 ‘데폭남’ 잡은 女순경

실습 기간 위치추적으로 ‘데폭남’ 잡은 女순경

이성원 기자
입력 2021-04-12 14:50
수정 2021-04-1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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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신임경찰 제303기 경찰학교 졸업식 때 서울경찰청장상을 수여한 박민주 순경 모습. 박민주 순경 제공
지난 9일 신임경찰 제303기 경찰학교 졸업식 때 서울경찰청장상을 수여한 박민주 순경 모습.
박민주 순경 제공
지난 9일 중앙경찰학교 졸업한 박민주 순경
지구대 실습기간 중 데이트폭력 가해자 검거
선제적 예방활동 공로로 서울경찰청장상 수여
졸업식 소감 발표자로 나서 “선배께 감사”
12일부터 신임 경찰 2690명 업무 시작
“실습기간 중 상습 데이트폭력 피의자를 위치추적해 검거.”

지난 9일 중앙경찰학교를 졸업해 서울 강북경찰서의 한 지구대에 배치된 박민주(24·사진) 순경을 수식하는 한 문장이다. 박 순경은 이날 신임경찰 제303기로 경찰학교를 졸업하면서 서울경찰청장상을 받았다. 지구대에서 현장 실습 중이었던 지난 1월 데이트폭력 사건을 선제적으로 제압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졸업식에서 소감 발표자로 나선 박 순경은 “선배들께 마지막까지 이끌어줘 감사하다. 좋은 경찰이 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박 순경은 지금도 그날 상황을 또렷이 기억한다. 지구대에서 실습 중이었던 지난 1월 11일 오후 7시쯤 박 순경은 지구대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날 오전 데이트폭력 신고가 들어와 가해 남성을 여성으로부터 분리하고 돌아온 지 반나절이 지난 때였다. 당시 지구대 일반 전화기에는 피해 여성의 번호가 떴지만, 박 순경이 전화를 받자마자 통화는 끊어졌다. 박 순경은 뭔가 잘못됐다고 직감하고 선배 경찰들과 함께 피해 여성의 집에 출동했다.
지난 9일 신임경찰 제303기 경찰학교 졸업식 때 서울경찰청장상을 수여한 박민주 순경 모습. 박민주 순경 제공
지난 9일 신임경찰 제303기 경찰학교 졸업식 때 서울경찰청장상을 수여한 박민주 순경 모습.
박민주 순경 제공
그러나 피해 여성은 집에 없었다. 당시 남자친구였던 가해자의 출입을 막기 위해 현관문 도어락도 바꿔달라며 불안감을 내비쳤던 피해자였다. 박씨는 곧바로 위치추적을 요청했고, 집에서 1㎞가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신호를 확인했다. 이내 박 순경은 피해자의 집 근처에서 가해자에게 폭행당하는 피해자를 발견했고, 가해자를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박 순경은 “다행이 폭력이 심각해지기 전 이들을 찾을 수 있어 여성의 상해는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순경은 ‘여성범죄’에 대한 남다른 사명감을 내비쳤다. 어렸을 때부터 힘이 세고 성격이 씩씩해 경찰을 꿈꿨다는 박 순경은 “단순히 여성을 노린 범죄자를 검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적극적이고 당당하게 나서고, 동료에게 좀 더 믿음을 줄 수 있는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 순경은 12일부터 신임 경찰 2690명(순경공채 2592명·경력경채 99명)과 함께 경찰로서 정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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