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병 때문에…” 휠체어 탄 JP, 영정 앞 회한의 눈물

“못된 병 때문에…” 휠체어 탄 JP, 영정 앞 회한의 눈물

강병철 기자
입력 2015-02-23 00:26
수정 2015-02-2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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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 여사 별세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 박영옥 여사가 지난 2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86세. 박 여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형인 박상희씨의 장녀로 박근혜 대통령과는 사촌지간이다. 1951년 박 전 대통령 소개로 김 전 총리와 결혼해 올해 결혼 64주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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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2일 부인 박영옥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비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자 딸 예리씨가 위로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2일 부인 박영옥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비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자 딸 예리씨가 위로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3김(金) 시대’의 한 축을 이루며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김 전 총리 곁에서 박 여사는 ‘조용한 내조’를 했다. 정치 현안에 직접 관여하는 대신 시중에서 듣는 민심을 남편에게 자연스럽게 전하고 지역구 관리를 돕는 역할을 주로 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양지회 회장, 한국여성테니스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22일 박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에는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전날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학병원에서 박 여사의 임종을 지킨 김 전 총리는 오전 10시 40분쯤 딸 예리(64·Dyna 회장)씨가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 등은 이날 일찌감치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김 비서실장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여사님께서 강건하신 줄 알았는데 어찌 그렇게 되셨느냐”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에 김 전 총리는 “6개월 만에 그리 됐다. 65년을 같이 살면서 한번도 큰 병을 앓은 적이 없었는데, 못된 병이 걸려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내각제 개헌론자인 김 전 총리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맞은 자리에서 “내각책임제를 잘하면 17년도 (권력을 맡을 수 있다), 그러면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다”며 “대통령 단임제, 대통령 책임제 해서는 큰일을 못 한다”고 말했다. 빈소를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는 “5년 동안 뭘 하느냐. 시간이 모자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는 박 대통령에 대해 언급하며 “정상이 외롭고 괴롭고 고독한 자리인데 잘 좀 도와드리라”면서 “도와드리면 반대급부가 있을 거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완구 국무총리, 이병기 국정원장을 비롯해 김용환 전 재무부장관,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 박 대통령의 동생인 근령씨, 지만씨 등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김 전 총리의 측근인 조용직 운정장학회 사무총장은 “임종 직전 김 전 총리가 고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입을 맞췄다. 차가워진 얼굴을 보며 ‘허망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유족으로 김 전 총리와 딸 예리, 아들 진(54·운정장학회 이사장)씨 등 1남 1녀가 있다.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25일 오전 6시30분. 장지는 충남 부여 가족묘소. (02)3010-2230.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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