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 美여기자 “체제전복 시도 거짓 자백”

北억류 美여기자 “체제전복 시도 거짓 자백”

입력 2010-05-19 00:00
수정 2010-05-1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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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미국 여기자가 북한 수사관에게 선처를 받으려고 체제 전복을 시도했다는 거짓 자백을 했다고 밝혔다.

미국 커런트TV의 로라 링 기자는 18일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 솔직히 자백하면 용서를 받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을 감수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거짓 자백을 했다고 말했다.

로라 링은 “그렇게(거짓 자백)해야만 했던 일은 참으로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절박했던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또 자신이 소속된 커런트TV가 앨 고어 전(前) 부통령이 설립한 회사라는 점 때문에 의심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로라 링은 북한 억류 생활에 대해서도 자세히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체포된 직후 창문없는 감방에서 며칠을 보낸 뒤 평양으로 옮겨졌으며, 이곳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물과 전기가 끊기는 일이 많았고 샤워 시설도 없어 주전자에 물을 끓인 뒤 찬물과 섞어서 몸을 씻어야 했다고 말했다.

12년 노동교화형 선고를 받았던 그는 마음의 준비를 하려고 했지만 “판사의 입에서 ‘12년’ 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똑바로 서 있을 수조차 없었다”고 재판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또 슬픔에 빠져 끼니를 거른 채 감방 한 구석에 앉아 있거나 가족들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사실에 화가 나 스스로를 때리기도 했지만 감옥에 갇혀 있는 다른 무고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힘을 냈다고 말했다.

유나 리와 로라 링은 작년 3월 북.중 접경지대에서 취재 활동에 나섰다 북한 국경을 침입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 12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특별사면돼 미국으로 돌아왔다.

시카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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