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사격훈련 위협…‘12시20분 통지’ 왜 밝혔을까

北,사격훈련 위협…‘12시20분 통지’ 왜 밝혔을까

입력 2010-12-18 00:00
수정 2010-12-18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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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연평도 사격훈련을 취소하라고 우리 군을 위협하면서 ‘남측에 17일 낮12시20분 통지문을 전달했다’고 통보시간까지 소상히 밝혀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5시26분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로 우리 측에 통지문을 보냈다’고 전하면서 전달한 시간을 ‘친절하게’ 밝혔다.

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북한군의 통지문 전달 사실을 전할 때 보통 날짜만 적시하는 것이 관례다.

북한군은 연평도에 포격을 퍼부은 지난달 23일에도 공격에 앞서 우리 측에 ‘경고성’ 통지문을 보냈으나, 북한매체는 이런 사실을 철저히 함구했다.

중앙통신의 특이한 보도행태를 놓고,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사시를 대비한 ‘명분쌓기’이거나 또는 남한내 갈등 조장을 노린 술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 계획에 대해 사전에 경고했다는 ‘증거’를 남기려는 속셈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달 연평도 포격 이후에도 북한은 ‘미리 경고했는데 남측이 우리 수역에 먼저 포사격을 가했다’면서 책임을 우리 측에 떠넘기는 억지 주장을 폈다.

우리 군이 북한군으로부터 ‘훈련 강행시 타격하겠다’는 통보를 받고도 이를 숨긴 듯한 인상을 줘 남한내 여론 분열을 유도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우리 군은 중앙통신 보도가 나올 때까지 북한군이 통지문을 보낸 사실 자체를 공개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지금 연평도에는 100명 넘는 주민들이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우리 군이 이런 사실을 즉시 공개하지 않은 것이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나중에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겠다는, 일종의 명분쌓기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아울러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에 대한 남한 내 논란을 부추겨,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속셈도 읽혀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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