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영향일 수도 있어 정보공개 안할 듯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한국 곳곳에서 요오드와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가운데 북한에도 방사성 물질이 유입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곳곳에서 나온다.북한은 현재까지 방사성 물질과 관련된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으나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에서도 한국과 중국처럼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지만 인체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30일 “기상학적으로 북극을 돌아 한반도로 내려온 바람의 진로를 보면 북한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측정을 통하지 않고서는 실제로 검출될지, 검출된다면 한국과 비슷한 양일지 혹은 그보다 적거나 많을지는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지난 27일 강원도 대기 안에서 23일부터 극미량의 방사성 제논(Xe)이 검출됐다면서 방사성 제논의 이동경로를 역추적한 결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때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일부가 캄차카 반도로 이동했다가 북극지방을 돌아 시베리아를 거쳐 남하한 것으로 추정했다.
기상청 역시 편서풍의 큰 흐름 속에 생긴 일부 기류가 북극을 돌아 한반도로 내려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 보면 북한 역시 일본 원전에서 주출된 방사성 물질의 영향권 안에 들어있지만 실제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KINS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방사성 물질 검출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고 강원도 등지에 설치된 고성능 장비도 북측의 핵실험 탐지를 위한 것이라 북한 곳곳에 방사성 물질이 나타나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그레고리 하틀 세계보건기구(WHO) 선임공보관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 말할 수 있는 것은 일본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북한을 포함해 어느 곳에서도 인체에 위협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RFA는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나 식량농업기구(FAO) 등 유엔 산하 국제기구에 북한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보고가 들어온 것이 없다고 전했지만, 행여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하더라도 북한이 이를 국제기구 등에 알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일본의 원전 사고로 방사성 물질이 북한에 유입됐다고 하더라도 핵실험으로 인해 방출된 방사성 물질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북한으로서는 ‘예민한’ 정보를 공개할 리 없다는 것이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박사는 “지금으로서는 국제원자력기구가 북한에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북한의 방사성 물질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거나 공유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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