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앞두고 광주전남서 야권단일 요구 거셀듯
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인 민주노동당 김선동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내년 4월 제19대 총선을 앞둔 광주·전남 정치권의 변화가 주목된다.김 당선자의 승리는 광주·전남에서 민노당 소속 첫 국회의원이라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내년 야권연대의 틀을 넓힐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승리 요인과 의미 = 김 당선자는 민주당의 ‘통 큰 양보’로 인해 외견상 ‘민주당 깃발’이 사라진 유리한 조건에서 선거를 치른 것 같았지만, 상당수 민주당원들이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들을 지지해 선거국면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후보가 상당한 격차로 승리한 것은 유권자들이 야권연대라는 정치적 명분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고 볼 수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과 변호사, 장관, 대학교수 등 화려한 이력을 지닌 무소속 후보들과 비교해 선거 초반 인지도가 낮았던 김 후보가 승리하는 데에는 무소속 후보들의 난립에 따른 표 분산이라는 반사이익도 작용했다.
여기에 민주노총과 국민참여당 및 시민·사회단체 세력들의 결집 효과도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며 야권 단일후보 필요성을 언급한 무소속 노관규 시장의 직·간접적인 지원도 김 당선자의 승리에 일조했다는 평가와 함께 민주당 시의원 등과 노 시장 간의 오랜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자는 차원에서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보다는 야권 단일후보를 지지했다는 분석도 있다.
선거 후반 들어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천정배 최고위원, 한명숙 전 국무총리, 김근태 전 의원 등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들이 야권 단일후보 지지를 호소한 것도 부동층의 표심을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민노당 관계자는 27일 “무소속 후보들 상당수가 민주당 성향이어서 김선동 후보가 선거초반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유권자들이 야권 단일후보라는 대의명분을 지켜준 것 같다”고 말했다.
◇야권단일화 논의 탄력 = 이같은 야권 단일후보의 승리로 인해 내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광주·전남에서 야권 단일후보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27 광주 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사실상 야권 단일후보였던 민주노동당 오병윤 후보가 44.1%를 얻어 55.9%를 획득한 민주당 장병완 후보에게 비록 패했지만 선전함으로써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에서 야권 단일후보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광주·전남 국회의원 일부 지역구는 야권 단일후보지역으로 거명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 광주의 경우 남구(민노당 곽정숙)와 서구을(민노당 오병윤, 국민참여당 이병완), 북구을(민노당 윤민호) 등 3곳에서, 전남은 순천을 포함해 2-3곳 등에서 각각 민노당과 국민참여당 인사들이 활발히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당 관계자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광주·전남 유권자들의 야권연대에 대한 여망을 확인했다”며 “내년 총선에서 야권연대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득권을 가진 현역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어 야권 단일후보 지역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도 예상된다.
광주지역 모 국회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야권단일화에 대한 정치적 명분도 있겠지만, 현역 국회의원들을 물갈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전남 유권자들이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에 맞설 야권 단일후보의 필요성을 어느 정도 절감하느냐에 따라, 민주당과 민노당, 국민참여당 등 야당들이 역학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느냐에 따라 내년 4월 총선에서 야권 단일후보의 폭과 깊이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무튼, 야권 단일후보는 지역정치권에서 최대 화두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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