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통일] (12) 오윤정 통일전문강사

[나와 통일] (12) 오윤정 통일전문강사

입력 2011-05-09 00:00
수정 2011-05-09 00:5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통일, 솔직히 맞닥뜨리기 두렵다”

오윤정(24)씨는 통일 전문 강사다. 통일교육원에서 6개월간 교육을 받은 뒤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북한과 통일문제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요즘 10대들은 통일에 대해 관심이 있을까. 오씨를 통해 10~20대들이 통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봤다.

이미지 확대
오윤정 통일전문강사
오윤정 통일전문강사
→주로 어떤 내용을 강의하나.

-북한에 대한 상식을 OX퀴즈로 풀거나 북한문화재를 소개하는 식이다. 통일을 꼭 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북한과 우리는 원래 하나였고, 다시 통일해야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이들은 탈북자 얘기나 또래 북한 친구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한다. 이런 교육을 통해 비로소 북한에 대한 인식이 생기는 것 같다.

→교육 전후에 달라진 생각이 있다면.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아버지가 걱정을 하셨다. 당신이 어릴 때 북한사람들은 다 늑대라고, 안보 위주의 교육을 받았던 것이 싫었기 때문에 애들한테까지 잘못된 선입견을 심어줄 것을 우려하셨다. 나도 학교에서 양극화된 주장을 배운 것 같다. 하나의 문제인데, 왜 이렇게 생각이 다를까 고민을 많이 했다. 이미 “나쁘다.”고 정해놓고 생각하다 보니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한테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강의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과 북한 정권을 나눠서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북한의 친숙함을 강조하면서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얘기하면 나도 혼란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질문 받을 시간도 부족하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좀 아쉽다.

→중·고등학생의 반응은 좀 다를 것 같다.

-절반 이상은 잔다. 처음엔 정규수업이 아니니까 관심을 갖다가도 통일수업이라고 하면 아예 관심을 끊어버린다. 초등학생이 습자지처럼 있는 그대로 흡수하는 것과 정반대다. 반발심조차 없을 정도로 정말 심하다. 한두 명 정도는 진지하게 듣는데 그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한다.

→10대들은 북한을 어떻게 생각하나.

-애초 관심이 없었고 정책도 전혀 모르는데, 어떤 생각을 갖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한다. 주장이 많아서 분별하기가 어려워 관심을 더 안 두게 된다는 것이다.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서는.

-일단 북한에 대해 욕을 한다. 그러나 왜 일어났는지, 무슨 의도인지에 대해서는 애초에 깊이 들어가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사건을 통해 북한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도록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통일을 원하나.

-통일은 내가 죽기 직전에 이뤄졌으면 좋겠다. 맞닥뜨리기 두렵다. 알면 알수록 큰 혼란이 있을 것 같고 부담도 클 것 같다.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안은 이론적으로나 가능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독일처럼 언제 어떻게 통일이 될지 모르는 것 아닌가. 우리가 생각한 시나리오대로 될 것 같지 않다. 그 전까지는 준비를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통일세 하나만 가지고도 이렇게 난리이지 않나. 국민은 전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은데 국론통합이 우선인 것 같다. 60년쯤 후에나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

→이상적인 통일은.

-한 교실에 남북한 학생들이 반반씩 있는 그림을 그려본다. 거부감이 없는 자연스러운 통일을 원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물리적인 통일은 천천히 했으면 좋겠다. 내가 만약에 북한 사람이라면 가난한 독재국가의 국민으로 인식되는 것은 싫을 것 같다. 경제력도 갖추고 자존심도 회복한 다음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 통일 후 경제발전도 좋지만 그보다 정서가 더 중요하지 않나. 통일이 돼서 남북한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11-05-09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