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메신저 등 자제·소신 발언 자처

이재오 특임장관의 한 측근은 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장관이 비주류가 되니 변하는 것이 많다. 언론이 먼저 변한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4·27 재·보궐 선거와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 등 일련의 정치적 이벤트를 통해 여권의 권력구도가 재편되면서 주류 중의 주류였던 이재오 장관이 구주류 또는 비주류로 자리매김하는 것 같다.
이 장관 쪽은 이제 스스로를 비주류로 분류하는 데 스스럼없는 분위기다. 오히려 이 장관은 비주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주류’ 쪽에 자리를 내주고 뒤로 물러나면서 ‘현정권 최고실세’ 등의 타이틀과는 거리가 먼, 낮은 자세로 일관하겠다는 각오다.
주변에 ‘사각지대’를 찾아 소통을 시도하는 등 국무위원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뜻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통령의 뜻을 당이나 국무위원들에게 직접 전하는 메신저 역할도 당분간 자제하고, 당·정·청 협의가 있을 때도 필요한 경우에만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알려졌다. 2선으로 물러났음을 확실히 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서다.
이와 동시에 소신을 담은 쓴소리도 서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주류와 구주류의 대립과 갈등처럼 비치는 것은 이 장관도 부담스러워하지만, 궁극적으로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강한 비주류’가 뒷받침해 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최근 특강과 트위터 등을 통해 활발히 의견을 개진하고, 박 전 대표를 겨냥한다는 구설수에 휘말릴 것을 알면서도 6·3 학생운동을 거론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 장관의 가까운 지인은 “이 장관의 쓴소리는 특정 개인이나 이 정권을 향한 것이 절대 아니다.”라면서 “통합과 화합으로 가려면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이 장관의 지론이고, 이제 비주류가 된 정치인들을 달래야 하는 입장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11-06-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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