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속 4년만에 육로 방북한 이희호 여사

한파속 4년만에 육로 방북한 이희호 여사

입력 2011-12-26 00:00
수정 2011-12-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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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회장 말 없이 방북길 올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6일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통제선 내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거쳐 방북했다.

이 여사의 육로 방북은 2007년 8월에 이어 두 번째. 하지만 이번은 소회가 남달라 보였다. 금강산 관광차 방북했던 당시와 달리 이번은 김 위원장 조문이 방북 목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2008년 이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는 등 남북관계 역시 그때와는 판이한 상태다. 날씨마저 이날은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를 기록했다.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남편과 함께 김 위원장을 만났던 이 여사로는 여러 생각이 들 법한 상황인 셈이다.

실제 홍업ㆍ홍걸씨 등 가족을 대동하고 이날 오전 8시4분께 출입사무소에 도착한 이 여사의 표정은 시종 어두워 보였다. 검은색 코트에 목에 스카프를 두른 그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양쪽에서 부축을 받으면서 느린 걸음으로 귀빈실로 향했다.

이 여사는 귀빈실에서 먼저 와 기다리던 현정은 회장 일행과 인사를 나눴다. 이어 설동근 남북출입사무소장과 서두현 통일부 사회문화교류과장으로부터 간단한 출ㆍ입경 수속 절차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 여사ㆍ현 회장 일행은 8시18분께 수십 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대기하는 포토라인 앞에 섰다. 기자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속속 도착, 카메라ㆍ사진 각도가 잘 나오는 자리를 잡기 위해 경쟁했다.

포토라인에서는 이 여사의 나이(89)를 고려한 것인지 이 여사 옆에선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이 미리 적어온 종이를 꺼내 들고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는 이 여사의 짤막한 메시지를 대독하는 것으로 조문 방북 소감을 대신했다.

윤 사무총장은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의 면담을 기대하는지, 정부의 메시지를 가져가는지 등의 질문에 “순수 조문이다”라는 말만 반복하고는 서둘러 포토라인을 떠났다.

현 회장은 아무런 언급 없이 침착한 표정으로 이 여사 옆에 서 있었다.

취재진을 뒤로하고 출경장으로 들어간 조문단은 승용차 4대와 버스 1대를 나눠타고 20여분도 안돼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북측 지역으로 들어갔다.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이 모습을 지켜본 사무소 근무자들은 서로 “이번 방북으로 남북관계가 잘 풀렸으면 좋겠다”면서 방북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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