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서 음주운전보다 음주실언이 더 무서운 이유

北에서 음주운전보다 음주실언이 더 무서운 이유

입력 2012-03-19 00:00
수정 2012-03-1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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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는 음주 운전보다 더 위험한 게 음주 발언이라고 한다. 단속이 없기 때문에 음주 운전으로 처벌받는 일은 거의 없지만, 음주중 말 실수로 신세를 망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긴 목보다 짧은 혀 때문에 죽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탈북자 인터넷 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19일 “북한에는 신기하게도 주민 건강과 안전을 위한 음주 운전 단속은 없는데, 체제 비평 음주 발언에는 엄격한 형벌을 가하는 세계 유일의 음주발언 탄압 국가”라고 꼬집으며 음주 실언 사례를 소개했다.

과거 북한 고위공무원이었던 탈북자 김모(58)씨의 증언에 따르면 한 중앙기관의 국장급 간부는 술에 취해 “장군님은 줴기밥,(주먹밥) 우리는 줴기안주”라고 횡설수설했다가 수용소로 끌려갔다. 또 다른 탈북자 김모(45)씨의 이웃은 직장 동료와 술자리에서 “중국 같은 큰 나라도 개혁 개방을 하는데 쬐고만 나라에 뭐가 그리 지킬 게 많아서 이러냐.”고 혼잣말로 푸념했다가 20년 동안 수감됐다고 한다. 조국에 대한 반체제성 발언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취객이 술김에 “내 친어머니는 그렇지 않는데 양어머니(노동당)는 왜 밤낮 우릴 못살게 구냐.”고 우스개소리를 했다가 끌려가기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운동본부 대표 김태진씨는 “아마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들어온 수감자들 중 20% 정도는 술 먹고 말 실수로 들어온 사람들일 것”이라면서 “그래서 ‘처음엔 사람이 술을 먹고 다음엔 술이 술을 먹고, 마지막엔 술이 사람을 먹는다’는 말이 술 자리에서 한 두번쯤 꼭 나온다.”고 말했다.

이 같이 음주 발언으로 처벌받는 사례가 많은 것은 그만큼 신고가 많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함께 술을 마시던 동료나 직원들이 문제의 발언을 신고하지 않았을 경우, 발언 내용에 동조하거나 긍정하는 것으로 판단해 말 실수를 한 사람과 똑같은 형벌을 준다고 한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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