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에서도 핵심요직 기용 가능성 커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6일 공식 출범하면서 차기 박근혜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박근혜 당선인이 인수위에 대해 ‘국정 인수인계만 담당하는 낮은 인수위’를 강조했지만, 인수위가 향후 정부 구성과 관련해 가지는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인수위에 참여하는 인수위원들은 향후 박근혜 정부 5년의 핵심 인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지난 4일 인수위 인선 발표 당시 ‘새로운 얼굴’이 많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한꺼풀 들여다보면 박 당선인과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인사들이 적지 않아 이들이 인수위 내 ‘파워인맥’을 형성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 ‘정책 브레인’ 산실 = 뭐니뭐니해도 이번 인수위에서는 국가미래연구원(이하 미래연. 위원장 김광두 서강대 명예교수) 인맥이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미래연은 2010년 말 박 당선인 자신이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대권 도전을 향한 정책 강화에 시동을 건 기구다.
애초 설립 당시 78명이었던 회원은 현재 250명을 훌쩍 넘어섰다. 연구소는 물가안정 등 30여개 세부 정책분야별로 연구를 진행했고, 박 당선인도 수시로 이들과 함께 정책 스터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9개 분과의 인수위원 22명(간사 포함) 중 7명이 미래연구원 출신으로 3분의 1에 육박한다.
고용복지분과 간사인 최성재 서울대 명예교수, 국정기획조정 분과위원인 옥동석 인천대 교수, 외교국방통일 분과위원인 윤병세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 경제1 분과위원인 홍기택 중앙대 교수, 경제2 분과위원인 서승환 연세대 교수, 고용복지 분과위원인 안종범 의원 그리고 역시 고용복지 분과위원인 안상훈 서울대 교수 등이다.
이들은 앞서 선대위에서 박 당선인의 공약을 총괄한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도 상당 부분 활약했던 만큼, 정책의 연속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박 당선인이 집권한 이후에도 요직에 기용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벌써부터 인수위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전후로 경제정책에 조언해온 김광두 미래연 원장이 경제정책 수장이나 컨트롤타워 책임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병세 외교국방통일 분과 인수위원은 외교부장관 하마평도 많다.
◇ ‘정영회’ 숨은 파워인맥? = 최성재 인수위 고용복지분과 간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설립된 서울대 엘리트 기숙사인 정영사(正英舍) 출신으로 밝혀지면서 박 당선인 주위의 정영사 인맥들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정영사는 1968년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 중 가운데 글자인 ‘정(正)’과 ‘영(英)’을 따 서울대에 세워진 기숙사로, 인재양성에 관심이 많았던 육 여사가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단과대별로 성적이 가장 우수한 지방 학생을 4~5명씩 뽑아 학년별로 30~40명씩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간사는 회원들과 함께 1년에 한 차례씩 청와대에 들어가 육 여사와 박 당선인을 만났다는 후문이다.
최 간사는 지난 2010년말 박 당선인이 당시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할 당시 발제를 맡아 인연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이 즈음 최 간사는 박 당선인의 복지 정책 수립에 깊숙이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간사 외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했지만 박 당선인과의 공감대 속에서 이뤄진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대선과 함께 치러진 서울시 교육감선거 당시 박 당선인측의 간접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역시 정영사 회원이다.
◇ 2007년 경선 멤버 ‘파워’ 과시 = 인수위는 아니지만 첫 정부 총리 인선과 조각을 담당하게 되는 당선인 비서실 인맥은 이미 공인받은 ‘파워 인맥’이다.
비서실은 크게 정무팀과 대변인팀 그리고 홍보팀으로 나뉜다.
정무팀은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최고위원이 팀장을 맡았다. 정무팀에는 이와 함께 15년간 박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이재만 보좌관과 정호성 비서관도 합류했다.
이들 외에도 조인근 전 선대위 메시지팀장과 역시 선대위에서 메시지를 작성한 최진웅씨도 가세했다. 일정의 경우, 후보 비서실에서 일정을 실무적으로 총괄했던 이창근씨가 그대로 맡았다.
이들은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부터 박 당선인을 보좌해 온 인사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박 당선인이 ‘평의원’으로 지내던 시절에도 공개적으로 또는 비공개적으로 박 당선인을 도와왔고 지난해 새누리당 대선 경선부터 다시 캠프에 모여 활동했다.
홍보팀과 대변인팀의 경우, 새롭게 박 당선인의 측근으로 떠오른 인사들이 대거 합류했다는 평이다. 변추석 홍보팀장은 경선부터 합류했지만 경선과 본선을 거치면서 홍보 분야에서 박 당선인의 믿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규ㆍ조윤선 대변인도 친이(친이명박)계 출신이지만 선거 과정에서 깔끔한 일솜씨로 박 당선인의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다. 대변인팀에 합류한 음종환 보좌관은 실무진 핵심 인사로 전략기획쪽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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