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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24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며 직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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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를 떠나기에 앞서 오전 외국정상과의 면담을 포함한 국가정상으로서 공식 외교일정을 소화하고,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취임 초부터 “마지막 날까지 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자신의 다짐대로 이날도 일정표를 빼곡히 채운 것이다.
◇라스무센 GGGI의장ㆍ中특사ㆍ잉락 총리 연쇄 접견 =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오전 9시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초대 의장을 맡은 라르스 뢰켄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를 접견했다.
라스무센 의장에게는 우리나라가 추진해 처음으로 국제기구화한 GGGI에 적극 협력한 공을 인정해 훈장을 수여하고, 앞으로도 녹색성장 전략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류옌둥(劉延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을 만났다. 핵실험 이후 북한의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차기 정부와도 긴밀한 정보 공유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또 오후 국가 정상으로서 마지막 외교 일정으로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와 회동했다.
그동안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 등 국제무대에서 협력한 잉락 총리와 전체 규모 12조원에 달하는 태국 물관리 사업 수주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국립현충원 방문 = 5년 전 취임 첫날인 2008년 2월25일을 국립 현충원 방문으로 시작한 것처럼 마지막 날에도 현충원을 참배했다.
참배에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현 정부 국무위원과 청와대에서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참모진이 모두 뒤를 따랐다.
이 대통령은 현충원 방명록에 ‘水到船浮(수도선부ㆍ물이 차면 배가 떠오른다) 더 큰 대한민국, 국민 속으로’라고 적었다.
수도선부는 올해 이 대통령이 신년사를 대신해 내 놓은 것으로서 욕심을 부려 억지로 하지 않고 공력을 쌓으며 기다리면 큰일도 어렵지 않게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나라가 커지는 것에 대한 결실을 국민이 많이 나눌 수 있도록 하자는 것으로서 이제 대통령 스스로 국민 속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충원을 참배한 인사들과 함께 오찬을 하며 그동안 함께 손발을 맞추며 국정을 이끌었던 데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전·현직 직원 환송 속 청와대 나서 = 이 대통령은 그동안 고락을 함께했던 600여명의 청와대 전·현직 직원들과도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청와대 본관의 대정원을 나서자 전·현직 수석비서관과 비서관, 행정관 등 청와대 참모들은 양옆에 나란히 서서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연도에 늘어선 직원들의 환송과 꽃다발을 받은 채 정문 앞에서 승용차 편으로 논현동 사저로 복귀했다. 대정문 앞에는 중국 관광객 등이 이 대통령 내외의 환송 장면을 지켜보기도 했다.
2002년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4년간 관저에서 생활한 이 대통령은 이후 대통령으로 취임할 때까지는 종로 가회동 자택에서 머물렀기 때문에 11년 만에 자택으로 귀가하는 셈이다.
저녁에는 전ㆍ현직 참모진 등과 오랜만에 마주 앉아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25일 0시까지 긴장의 끈을 내려놓지 않았다. 이때까지는 국가정상으로서 사저에 마련된 국가지휘통신망을 통해 북한의 동향을 감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이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 ‘국군 통수권자’라는 영광과 짐을 벗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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