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개선’ 강조한 북한, 연일 미국 비난

’남북관계 개선’ 강조한 북한, 연일 미국 비난

입력 2014-01-29 00:00
수정 2014-01-2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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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9일 미국이 한미군사연습으로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대미 비난을 이어갔다.

반면 남한에 대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며 계속 비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조선반도에 끊임없는 위협과 도발을 몰아온 주범’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다음달 말 시작되는 ‘키 리졸브’ 등 한미 합동군사연습이 평양 공격을 염두에 둔 미국의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은 올해에도 평양 타격을 노린 대규모의 합동군사연습을 벌여놓으려 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긴장한 조선반도 정세를 최악의 사태로 몰아가는 위험천만한 도발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미국이 지난해에도 핵 항공모함과 B-52H 전략폭격기 등을 동원해 북한을 “선제 타격하기 위한 핵전쟁 소동”을 벌였다며 “미국이야말로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위협의 가해자, 도발자”라고 몰아붙였다.

노동신문은 남한에 대해서는 한미 군사연습을 비난하기보다는 ‘우리민족끼리’의 원칙을 내세우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군사연습을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데 무게를 뒀다.

신문은 ‘군사적 적대행위는 북남관계 개선의 장애’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에서 외세와 함께 동족을 겨냥해 벌이는 합동군사연습이 중지돼야 한다”며 “북남관계 개선을 이룩하려는 확고한 의지만 가진다면 능히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최근 미국을 강한 톤으로 비난하는 글을 잇달아 게재하고 있다.

신문은 지난 27일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무력 증강으로 신냉전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난한 데 이어 28일에는 미국의 특수전 무력이 북한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 나포 46주년인 지난 23일에는 미국이 ‘도발 책동’을 계속한다면 “푸에블로호 사건 때보다 더 비참한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북한이 연일 미국을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도 남한에 대해서는 비난을 자제하는 것은 올해 들어 우호적인 대외 환경 조성을 위해 우선 남북관계 개선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이후 북한은 지난 16일 국방위원회의 ‘중대 제안’을 통해 상호 비방·중상의 중단을 제안한 데 이어 24일에는 ‘공개서한’을 내놓는 등 대남 유화공세를 펼치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현재 남한을 대외관계 개선의 우선적인 돌파구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에 대해서는 일단 원칙적인 입장을 내세워 각을 세우되 억류 중인 미국인 케네스 배씨 등을 활용해 물밑 접촉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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