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거취 ‘어정쩡한’ 봉합?…불씨는 내연

박영선 거취 ‘어정쩡한’ 봉합?…불씨는 내연

입력 2014-08-26 00:00
수정 2014-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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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정당 탈피’ 선언서 강성 이미지로 회귀조짐

세월호특별법 협상 실패 책임론으로 촉발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일단은 ‘봉합’ 수순을 밟는 모양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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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장 향하는 박영선
의총장 향하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박 위원장이 25일 의원총회에서 대여 전면전 카드로 배수의 진을 치면서 당내 일각의 거취정리 압박이 적전분열을 피해야 한다는 신중론에 묻힌데 따른 것이다.

박 위원장 거취 문제가 당장은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치는 듯한 양상이지만, 내홍의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의총에서 두 차례의 협상안 불발에 대해 “송구하다”고 몸을 낮추면서도 ‘고강도 대여투쟁론’을 꺼내들어 자신의 거취 논란에 대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원내대표 취임 이후 기존의 강성 이미지를 벗으려는 변신을 시도해 온 그는 세월호법 파동을 둘러싼 당 안팎의 시련이 계속되면서 다시 ‘야성(野性) 본능’으로 회귀하려는 듯한 흐름이다.

비상기구인 국민혁신공감위회 위원장을 수락한 직후인 지난 5일 “투쟁정당 탈피”, “생활정치로의 전환’을 내세운 지 20일만이다.

박 위원장의 배수진을 친 승부수에도 불구, 의총에서는 5선 중진인 이미경 의원을 비롯해 재선의 유승희, 초선의 홍익표 은수미 의원 등이 직·간접적으로 거취 문제를 언급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의원은 “문책 차원이 아니다”라는 전제로 “비대위가 할 일이 태산인데 세월호법 문제에 막혀 앞으로 못 나아가고 있다”며 원내대표-비대위원장직 분리론을 언급했다고 한다. 홍 의원은 “이미 현 지도부는 신뢰를 상실했다”며 ‘지도체계의 전면적 재구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박 위원장을 ‘두 번 KO패한 선수’로 비유하기도 했으며, 협상 파기 및 백지화 선언 압박과 함께 새로운 협상은 제3자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나왔다는 후문이다. 은 의원은 “박 위원장은 지금 아무 것도 안하겠다는 것”이라며 격앙된 모습으로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원내부대표단 등 상당수가 “박 위원장을 중심으로 단결, 힘을 실어줄 때”, “박 위원장을 흔들지 말자” 등의 반론으로 엄호에 나서면서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결론 없이 의총이 일단 ‘정회’됐다. 신기남 김성곤 강창일 의원 등 일부 중진도 지원사격에 가세했다.

특히 계파갈등으로 비쳐질 수 있는 점을 의식, 원색적 발언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거취 논란이 정면충돌로까지 비화하지는 않았다.

친노(친노무현) 직계 의원들도 말을 아꼈다는 후문이다. 광화문에서 단식농성 중인 문재인 의원은 의총에 불참했다.

원내대표직-비대위원장 분리론을 최초 제기했던 중진 그룹도 따로 오찬회동을 갖고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박 위원장이 ‘급한 불’은 껐지만 불씨는 내연하고 있어 세월호법 정국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거취 문제는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위원장으로선 이미 큰 상처를 입은 상태에서 ‘불안한 리더십’으로 살얼음판을 걷게 된 셈이다. 비대위 활동 등 당 재건작업이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3선 의원 약 10명은 의총에선 발언을 아꼈지만 조찬 회동에서 “본인이 직에 대해 결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은 뒤 이를 비공개로 박 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3선의 안민석 의원은 이날 의원 카카오톡 대화방에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어록’을 인용, “최고의 용기는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박 위원장을 우회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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