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합의도 무산…한달 만에 남북관계 ‘급랭’

고위급 합의도 무산…한달 만에 남북관계 ‘급랭’

입력 2014-11-02 00:00
수정 2014-11-0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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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놓고 입장 충돌…”연내 대화 쉽지않을 것”

남북이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서면서 한 달여 만에 남북관계가 다시 냉각 국면으로 완전 전환될 조짐이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2일 “북한이 어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민간의 자율적 전단살포에 대해 우리 정부가 이를 비호·지원한다고 왜곡하고 이를 빌미로 남북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전날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성명에서 “우리의 최고 존엄을 악랄하게 훼손하는 삐라 살포 망동을 중단하지 않는 한 그 어떤 북남 대화도, 북남관계 개선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한 정부 의 공식 입장이다.

북한은 최근 대북전단 살포 중단이 2차 고위급 접촉 개최의 전제 조건이라면서 연일 우리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해왔고,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살포를 직접 나서서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개최 기한인 11월 초가 됐지만, 양측이 이 문제에 대한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한 끝에 결국 2차 고위급 접촉은 개최 합의 한 달여 만에 사실상 무산되게 됐다.

특히 상대방 지도자에 대한 비난까지 다시 등장하면서 남북 간 갈등이 확산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조평통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며 대북전단 살포의 ‘배후 주모자’로 몰아붙였고, 이에 대해 “소위 그들의 최고 존엄만을 생각하는 비이성적 행태가 국제사회에 어떻게 비춰질 것인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반박했다.

지난달 4일 황병서 등 북한 고위급의 전격 방남에서 2차 고위급 접촉 개최에 합의한 이후 그동안 군사분계선(MDL) 부근에서의 총격전이나 서해상 교전 등 국지적 충돌은 있었지만, 2차 고위급 접촉 자체는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전단 문제에서 드러난 남북의 입장차가 워낙 크고, 또 다른 대화의 동력을 찾기 어려운 까닭에 다가오는 겨울은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추운 계절이 되리라는 분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앞으로 호국훈련도 있고 연말은 남북 모두 결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연내 남북대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은 양측의 최고 가치가 충돌한 것이라서 어느 한쪽 지도자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남북관계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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