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제일 먼저 의원에게 칼들이댄건 미스”

새누리당 소속 홍준표 경남지사는 12일 당 보수혁신위원회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내놓은 1차 혁신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주된 타깃은 김문수 혁신위원장일 수밖에 없었다.

홍 지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회의에서 “보수의 부패, 탐욕 등을 합리적으로 제한하고 진보보다 더 도덕적 정당성 우위에 설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것이 혁신위의 첫 의제설정이 돼야 하고,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혁신은 마지막에 해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신위가)제일 먼저 의원들에게 칼을 들이댄 데 미스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안에 대해 “국회의원에게 특권을 인정하는 것은 소신 있게 일을 하라는 것”이라면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논의 방향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헌법상 불체포특권을 완화하는 내용의 체포동의안 개선안에 대해서는 “헌법 개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고,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방안에 대해서도 “국회의원을 일당 노동자로 전락시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당대표를 지낸 적이 있는 홍 지사는 김 위원장이 전날 “지금 당이 사당화되고 있다”, “대통령에 출마할 사람은 주요당직을 맡아서는 안된다”고 한 데 대해서도 “위원장이 대표하고 각을 세우면 안된다. 대표와 각을 세우면 될 것도 안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어 “당헌에 (대권주자는 당직을) 1년 전에 내려놓기로 정해놨다. 필요없이 자극하고 당 지도부와 각을 세우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김무성 대표와 잘 지내고, 심기를 건드리는 일을 하지 말고, 목적이 달성될 때까지 혁신위를 좀 제대로 해나갔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홍 지사는 2006년 자신이 당 혁신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혁신안에 대해 “당시 사무총장이 총대를 메고 전국을 돌며 반대했지만 여론의 힘으로 혁신안이 다 받아들여졌다”면서 “그 틀이 현 당헌이고, 그 당헌으로 정권창출을 두 번이나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혁신안에) 반대한 사무총장이 김무성 대표”라고 강조했다.

차기 대권후보군 가운데 한 사람으로 거론되는 홍 지사가 혁신안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김 대표와 김 위원장을 동시에 겨냥한 것은 경쟁 대권후보군에 대한 견제구 차원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