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동교동계, 극적 봉합 수순…이희호 ‘숨은 역할’

文-동교동계, 극적 봉합 수순…이희호 ‘숨은 역할’

입력 2015-04-06 08:02
수정 2015-04-0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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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지원문제를 둘러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동교동계의 갈등이 5일 가까스로 봉합 국면을 맞았다.

문 대표와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의 회동은 불발됐지만, 2·8 전당대회 때 맞수로 격돌했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문 대표와 직접 머리를 맞대면서 꼬인 매듭이 극적으로 풀리는 모양새가 연출된 것이다.

문 대표와 권 고문의 회동이 예정됐던 이날 새정치연합은 동교동계의 재보선 지원문제를 놓고 하루종일 롤러코스터를 탔다.

회동 40분을 앞둔 오전 8시22분께 회동이 돌연 취소됐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그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당 차원에서 “단순한 일정 재조율 차원”이라고 진화에 나섰고 권 고문측도 “선거지원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호남과 구 민주계를 상징하는 동교동계 끌어안기를 통해 전통적 지지층의 지원을 견인한다는 선거전략에는 빨간불이 켜졌다는 위기감이 고조됐고, 문 대표의 리더십도 또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회동 취소의 배경으로는 그 형식과 장소 등을 놓고 혼선이 빚어진 게 1차적 요인으로 꼽혔지만, 동교동계의 반발 움직임에 대한 권 고문의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핵심인사는 “권 고문 한명을 끌어들이기 위한 ‘보쌈’ 작전 아니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권 고문의 운신 폭을 넓히기 위해선 당권경쟁의 당사자였던 문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가 직접 앙금을 해소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게 고개를 들었다.

이에 따라 문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한 식당에서 박 전 원내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고 간곡한 협조를 부탁했고, 박 전 원내대표도 “권 고문 등 몇 분들과 협의해 국민을 보고 명분있는 선당후사의 자세로 정리해 연락하겠다”며 일단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두 사람의 단독 회동은 지난 2월13일 이후 처음이다.

문 대표는 박 전 원내대표와 만나기 전 관악을 정태호 후보와 함께 관악 호남향우회를 찾아 지원을 요청하는 등 하루종일 다급하게 움직였다. 관악 선거지원 활동 중에 국민모임의 정동영 후보와 조우, 겸연쩍게 악수를 하기도 했다.

박 전 원내대표가 ‘동교동계내 협의’라는 전제 조건을 달긴 했지만, 이미 권 고문이 지원 의사를 재확인 한만큼 동교동계는 조만간 선거지원의 수순밟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동교동계 핵심 인사는 “일부 반발이 있겠지만 이제는 설득해서 같이 나아가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권 고문과 박 전 원내대표는 6일 선거지원의 구체적 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며 권 고문은 7일 현충원에서 열리는 동교동계 인사들의 김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모임에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권 고문은 6일 관악 호남향우회 인사들과 만나는 등 물밑 지원을 본격화할 예정이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6일께 약 3일간의 일정으로 광주 서을도 방문키로 했다.

이번 갈등이 수습국면을 맞은 이면에는 내부 갈등으로 낭패를 볼 경우 양측 모두가 져야 할 정치적 부담도 깔려 있었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특히 김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숨은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 여사는 동교동계 인사 60여명이 권 고문의 선거지원을 반대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지난 3일 권 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을 불러모아 “동교동계가 마치 분열된 것처럼 보이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며 “당을 깨면 안되고 단결해서 하나로 가야 한다”, “당 후보들이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선당후사’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이후 양측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물밑 움직임이 분주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 문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의 회동 장소는 이날 박 전 원내대표가 목표에서 서울행 비행기에 오르기 10분 전인 오후 4시40분께 두 사람의 직접 통화로 정해졌지만, 약속 자체는 이미 지난 3일 잡혔다고 한다.

그러나 양측간 ‘구원’의 골이 깊다는 점에서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동교동계 인사는 “선거용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호남을 끌어안기 위한 문 대표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 계속되느냐 여하에 모든 게 달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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