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내홍격화… ’거부권 정국’이 휴전으로 이끌까

野 내홍격화… ’거부권 정국’이 휴전으로 이끌까

입력 2015-06-25 13:15
수정 2015-06-2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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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투톱’ 회의 번갈아 주재…비주류 “차도살인” 반발

새정치민주연합 당내 계파갈등이 최재성 사무총장 인선을 기폭제 삼아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비주류 진영에서는 문재인 대표를 향해 거세게 비난하는 것은 물론, 이종걸 원내대표 역시 당무를 거부하며 ‘버티기’ 모드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투톱’간 대립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문 대표로서는 비주류 진영을 잘 달래면서도 기강을 다잡아야 하는 만큼 다시 한번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공천’ 걸린 내전…비주류 반발 격화 = 비주류 진영은 25일 최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 문 대표 등 주류진영을 향해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이 원내대표의 경우 매주 월·수·금요일에 열리는 최고위원회에는 당분간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매주 화·목요일 열리는 원내대책회의를 주관하고 있어, 당의 투톱이 하루씩 번갈아 당 회의를 이끌어가는 ‘기이한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박주선 의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친노세력을 강화해 2017년 대선 고지에 오르겠다는 전략”이라면서 “문 대표가 계파를 청산하려는 시늉이라도 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이 침몰하고 혼자 대선후보 고지에 올라본들 의미가 없다. 문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친노의 뜻에 따라 최 사무총장이 차도살인(借刀殺人.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임)의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면서 “세월호처럼 침몰하는 배에서 선장이 정반대의 조치를 하고 있다”고 문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신당·분당론에 대해서도 “불임정당이라면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정치인의 당연한 귀결”이라고 했다.

박영선 전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통찰력이고, 사람을 선택하는 눈”이라며 “지금은 지도자의 힘을 과시할 때가 아니고 의견을 수렴할 때”라고 말했다.

인선 과정에 대한 ‘뒷말’도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원내대표가 최 사무총장의 대안으로 우윤근 의원, 김동철 의원을 제시하자, 문 대표가 이 원내대표에게 최 의원을 설득해달라고 했다더라”면서 “왜 그걸 이 원내대표가 설득하나”라고 비판했다.

◇ 봉합 어떻게?…文의 선택은 =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당을 추슬러야 하는 문 대표로서는 역시 점차 구석으로 내몰리고 있다.

문 대표로서는 이 원내대표를 어떻게든 달래 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아야 하지만, 물러설 경우 리더십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

일단 주류 진영 일각에서는 이번 주까지 소강상태를 이어가며 조금씩 이 원내대표를 설득해보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책위의장 등을 이 원내대표가 원하는 인사에게 맡겨, 봉합을 시도하자는 의견도 있다. 최재천 의원 등 후보군의 실명도 나온다.

다만 이미 세력대결로 비화된 상황에서 이 원내대표만 설득한다고 수습될 문제가 아니라는 회의론도 있다.

당내서는 문 대표가 ‘정면돌파’를 선택하리라는 전망도 만만치않다.

특히 비주류 진영에서는 앞서 문 대표가 ‘미발표 성명’에서 비노세력을 ‘기득권 세력’으로 언급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친노진영이 비노의 반발을 무시하고 가려는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 행정부와 입법부간, 여야간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선 국회법 개정안이 폐기되면 이 원내대표 역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비주류의 입지가 좁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또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정치권을 강하게 비판했고, 야당이 이에 반발해 국회의사일정 전면 중단을 선언하는 등 강력한 대여투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당내 갈등은 잠시 휴전상태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내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원식 의원은 트위터에 “당의 마지막 살길이라는 심정으로 혁신에 나서고 있는데, 두 대표는 사무총장 임명을 둘러싸고 갈등하고 있다”며 “국민과 당원 앞에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남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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