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대통령, 마음 열어주시길 기대”…사과문 요지

유승민 “대통령, 마음 열어주시길 기대”…사과문 요지

입력 2015-06-26 17:46
수정 2015-06-2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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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회의 취소하고 직접 작성…떨리는 목소리로 낭독’죄송’ ‘송구’ 단어 수차례 거듭 사용…”필요하다면 또 사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26일 당·청 갈등과 거부권 정국까지 야기한 국회법 개정안 파동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전날 의원총회와 국회 본회의 등으로 밤 11시 넘어 귀가했던 유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일찍 국회 의원회관 내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 숙고를 거쳐 ‘사과문’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회의를 취소하고 오전 11시 국회 내에서 열린 당 정책자문위원 위촉장 수여식에 참석한 유 원내대표는 축사 도중 “이 자리를 빌려 제가 한 말씀 좀 드려도 양해해주시기 바란다. 조간신문을 보고 많이 놀라셨을 것 같아 꼭 좀 한 말씀 드리고 싶어 준비해온 말을 올리겠다”면서 품 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떨리는 목소리로 글을 읽어내려 갔다.

유 원내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공개 사과 배경에 대해 “우선 경색된 (당·청)관계부터 푸는 게 중요한 문제이고, 그걸 푸는 데 제가 대통령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게 필요하다면 더 할 수도 있다”고 몸을 낮췄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죄송’ ‘송구’라는 말을 수차례 거듭 반복했고, 앞으로 사과의 뜻을 거듭 할 수도 있다는 뜻까지 밝혔다.

다음은 유 원내대표의 ‘사과문’ 발언 요지.

◇”정부여당이 국민께 걱정끼쳐 송구” = 어제 오늘 뉴스를 보고 많이들 놀라시고 충격받으셨을 줄 안다. 대통령께서 어제 국무회의에서 매우 강한 말씀으로 정치권을 비판하셨고 또 여당 원내대표인 저에 대해서도 질책의 말씀을 하셨다.

우선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스럽단 말씀을 드린다. 그 경위가 어떻게 되었든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한 몸으로 일하고 또 메르스 사태 등 이 비상한 시국에 국민의 걱정을 덜어 드려야 할 정부여당이 국민께서 오히려 걱정하게 한 점에 대해 참으로 송구하단 말을 올린다.

◇”대통령 걱정만큼 생각 덜하지 않았나” = 원내대표 취임 후 지난 4개월 남짓한 기간 제가 가장 노력을 기울인 점은 훗날 박근혜정부의 개혁 과제로 길이 남을 공무원연금 개혁이었다. 어떻게든 공무원연금 개혁을 꼭 이뤄내 이 정부의 개혁성과로 남겨야 하겠다는 생각은 저나 우리 당 대표님, 국회의원 모두의 진심이었다. 대통령께서도 100% 만족스럽지는 못하셨지만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의 국회 통과를 가장 절실히 원하셨던 것으로 믿었다.

우리 국회의 사정상 야당이 반대하면 꼼짝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 생각하지만 제 노력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아마 공무원연금 개혁법 처리 과정에서 국회법 등 부수적으로 야당이 요구해 따라온 부분에 대해 제가 약간 대통령께서 걱정하시는 만큼 생각을 덜 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은 당·정·청 관계를 다시 정상적인 관계로 복원시켜 국민을 안심시키고 국민에게 봉사하고 희생하는 정부여당으로 거듭나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김무성 대표와 제가 160명 국회의원과 함께 새로운 각오로 마음을 다 비우고 열심히 하겠다.

◇ “박근혜정부 성공 누구보다 간절하게 바란다” = 우리 박근혜 대통령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대통령께서 국정을 헌신적 이끌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데 여당으로서 충분히 뒷받침 해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박 대통령께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대통령께서도 저희에게 마음을 푸시고 마음을 열어주시길 기대한다.

저는 박근혜정부와 박 대통령의 성공을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이다. 그 길만이 이 나라가 잘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와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새로운 마음으로 힘을 합쳐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

당청관계는 서로 마음을 열고 협력해서 나랏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 계속 갈등이 있으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서로 마음을 합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저도 어제 상당히 놀랐고, 충격을 받았다. 일단은 이 경색된 관계부터 푸는 게 중요한 문제이고, 그걸 푸는데 제가 대통령께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리는 게 필요하다면 더 할 수도 있다. 대통령의 탈당에 대해서 저는 들어본 적도 없고, 그럴리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 “국회 정상화 위해 노력할 것” = 야당의 반발에 대해서는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여당의 ‘재의 표결 불가’ 결정에 대한 야당의 반발은 충분히 이해하고, 또 앞으로 민생이나 여러 가지 나랏일들을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야당도 국회를 가급적 빨리 정상화시켜주시면 좋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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