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신임 투표 추진 놓고 지도부내 의견 충돌도20일 당무위·의총 카드, 극적 돌파구 여부 주목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를 두고 내분에 휩싸인 가운데, 당무위원·의원 합동총회를 통한 ‘정치적 재신임’이 절충카드로 떠오르며 재신임 국면이 중대 기로에 섰다.애초 문 대표의 강행의지 속에 지도부 내에서도 의견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등 갈등이 커지는 듯한 양상도 보였지만, 절충안이 제시되면서 극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비주류를 중심으로 절충안에 대해서도 여전한 반발기류가 감지되는 상황이어서, 사태를 봉합하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까지만 해도 재신임을 둘러싼 내분이 오히려 증폭하는 등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회의에서는 일부 최고위원이 문 대표의 투표 강행 방침에 맞서며 팽팽한 대치가 이어졌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문 대표는 재신임 투표를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중앙위의 공천혁신안 결과를 존중해야 하며, 더는 논란과 분열을 가져올 언행을 중단해야 한다”며 “문 대표도 우리가 단결할 때 승리했고, 분열할 때 패배했다고 말했다. 재신임 논란을 포함해 당내 분열적 행태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비주류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로 동지들을 배척하는 패권주의 망령이 엄습하고 있다”고 문 대표를 직격하면서, “재신임 투표는 당을 분열과 불신에 빠뜨리는 비극의 서막이 될 수 있다. 강행하겠다면 저를 밟고 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전병헌 최고위원은 주 최고위원을 겨냥해 “비공개 때 했으면 좋았을 말인데 안타깝다”면서 “더는 분열하지 말고 화합과 단결을 하라는 것, 그리고 승복과 타협을 하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논쟁이 오가자 이용득 최고위원은 “우리 당 출입기자들은 편하겠다. 멀리 다니지 않아도 안에서 기사가 다 나온다”면서 “3년 반을 (당에) 있었지만 한 번도 승복하고 단합하는 모습을 못봤다”고 자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극한 대치는 최고위 후 곧바로 이어진 문 대표와 중진의원들의 회동에서 절충안이 나오면서 반전의 실마리를 잡았다.
중진대표로 나선 이석현 국회부의장과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은 문 대표를 향해 재신임 철회를 요구한 뒤 “재신임 문제를 철회하면 의원과 당무위원들이 중대한 상황의 변화가 없는한 확고한 리더십을 갖고 당을 운영하는데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20일 오후 당무위원과 의원 합동총회를 열어 문 대표에 대한 신임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건의했다.
당내에서는 20일 합동총회가 성사되고 여기서 ‘정치적 재신임’이 이뤄지면 문 대표로서도 재신임 투표를 재고할 명분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내홍이 진정될 수 있는 만큼, 결국 20일까지 사흘간이 이번 내홍의 명운을 좌우하는 셈이 됐다.
그러나 재신임 투표에 줄곧 반대했던 비주류가 이번 절충안에도 협조적으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을 들며, 봉합이 순탄치 않으리라는 다른 우려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비주류의 한 중진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꾸 조건을 붙여서 재신임을 받으려고 하면 당원과 국민의 감동을 얻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일부 의원들은 벌써 합동총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만일 비주류의 불참이나 반발 속에 총회가 열릴 경우에는 재신임 갈등이 오히려 더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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