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도 安도 ‘우공이산’ 이라지만 가는 길은 달랐다

文도 安도 ‘우공이산’ 이라지만 가는 길은 달랐다

입력 2016-03-08 17:07
수정 2016-03-08 17:0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불출마 文, 선거지원 시동…김종인 체제 총선 협력

야권의 간판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똑같이 ‘우공이산(愚公移山·어리석은 일처럼 보이지만 끝까지 노력하면 목표를 달성한다)’이라는 고사를 꺼내들었다.

둘 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지만, 실제로 선택한 길은 총선 불출마와 현재 지역구 재출마로 확연히 갈렸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당 혁신위원회는 나란히 당 대표를 지낸 이들에게 험지인 부산 출마를 권유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둘 다 ‘마이웨이’ 행보를 보이며 이 구상은 물거품이 됐다.

먼저 ‘우공이산’ 고사를 쓴 것은 불출마를 선언한 문 전 대표다.

연초 대표직에서 물러나 경남 양산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던 문 전 대표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신영복 선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에 ‘우공이산’이란 글을 써줬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신 선생은 제가 대선에서 패배해 좌절해 있을 때 ‘처음처럼’ 글씨가 담긴 서예작품도 선물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묵묵히 당의 총선을 돕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흘러나왔다.

실제로 문 전 대표는 비공식적으로 선거 지원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 측의 한 인사는 “열세지역을 중심으로 도와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경선지역이 아닌 단수지역 위주로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문 전 대표의 선거 지원이 예정된 수순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사퇴하면서 “총선 결과에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만큼, 김종인 지도부가 치러내는 총선에 협력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안 대표도 8일 현지역구인 노원을에서 재선 도전을 선언하며 ‘우공이산’을 거론했다.

그는 선언문에서 “우공이산의 믿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그 길에 한번 더 동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사용한 ‘우공이산’과 문 전 대표가 사용한 ‘우공이산’은 미묘하게 다른 뜻을 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당의 경우 최근 통합론을 두고 내홍에 휩싸여 있다”며 “문 전 대표의 발언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선거를 돕겠다는 것이라면, 안 대표의 발언은 끝까지 독자노선 소신을 굽히지 않고 논란을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 대표는 당내 지도부간 파열음 속에서도 ‘통합불가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날 김한길 선대위원장이 “패권주의 청산의 진정성을 담보하는 일이 선행돼야 야권의 개헌선 저지를 위한 뜨거운 토론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미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를 거쳐 결정이 난 사항”이라며 여지를 두지 않는 반응을 보였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지금 통합이나 연대를 하자는 것은 국민의 신뢰를 잃은 기존 야당의 문제점을 덮어두자는 뜻”이라며 “기득권 양당 구도를 깨는 일을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