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실패하면 국민에 대한 범죄”
이낙연 전남지사는 12일 내년 대선 구도가 1997년 대선과 비슷하다고 분석한 뒤 “정권교체에 실패하면 당을 해체하는 각오를 해야 한다. 이것은 국민에 대한 범죄”라고 말했다.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 지사는 이날 광주에서 개최된 더민주 20대 총선 당선인 워크숍 인사말에서 “97년 대선은 노태우 김영삼 두 보수정권 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뒤에 세워진 것”이라며 “이번 대선은 이명박 박근혜 두 보수정권 뒤에 또다른 경제위기 속에서 치러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97년에는 여권에 이회창, 야권에 김대중(DJ)이라는 강한 지도자가 있었지만 지금 여야에는 그런 사람이 없다”면서도 “DJ가 가진 비토세력에 비하면 우리가 가진 비토세력이 한없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또 97년 김대중-김종필(DJP) 연대를 거론한 뒤 “97년 충청인들이 DJ에 대해 품었던 생각보다, 지금 호남인들이 2번(더민주) 후보에 대해 가질 생각이 훨씬 더 우호적일 것”이라며 “97년보다 정권교체가 더 용이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97년의 제3의 후보(이인제)는 우리를 도와준 편이지만 이번의 제3후보(안철수)는 안 그럴 것”이라며 “97년 제3의 후보는 영남표를 분산시켰지만 이번 제3의 후보는 호남표 때문에 우리 머리를 아프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호남은 이길 것을 확신할 수 있다면 지금도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가장 유력한 정답은 우리가 반드시 정권교체를 할 역량과 태세를 갖췄다는 것을 매일매일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민주의 호남 총선 참패에 대해 “(2012년 대선 때) 90%를 지지해줬는데 그 때 지고 그 이후에도 계속 졌다. 지지해도 이기지 못한다는 밑바닥 상식이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그런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일찌감치 예측했거나 기대한 사람들이 3번 정당(국민의당)을 기획했고, 뒤늦게 탈당한 사람들이 거기에 합류했다”며 “그것이 야권분열의 역사”라고 국민의당 분당사태를 평가했다.
그는 더민주가 새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준비중인 것과 관련, “몇 분 야심가들의 경연장이 안됐으면 좋겠다”며 “우리 당은 전대에서 당선되는 그 순간부터 지도부 개개인에게 가장 주목이 되는 쟁점은 ‘언제 어떤 식으로 그만 둘까’인데 이번에는 안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더라도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보수적이길 바란다. 말까지 급진적일 필요는 없다”며 “그렇지 않으면 집안에서 인기가 있을지 몰라도 바깥에서는 안된다. 여의도 레토릭에 너무 함몰되지 말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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