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수단 미사일 발사했는데…미군 정보에만 의존하는 軍

北 무수단 미사일 발사했는데…미군 정보에만 의존하는 軍

입력 2016-06-24 09:32
수정 2016-06-2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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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각도 높여 1천413.6㎞ 고도까지 쏴다고 해도 ‘쉬쉬’

북한이 지난 22일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 ‘무수단’과 관련한 정보를 다루는 국방부와 합참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국방부와 우리군은 북한이 지난 2007년 실전 배치한 무수단을 이번에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데도 24일 오전까지도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무수단의 발사 징후에서부터 비행까지의 정보를 독자적으로 정확히 분석이나 했는지 궁금증이 일고 있다.

무수단은 핵탄두를 탑재해 유사시 한반도로 배치되는 미군 증원전력을 저지하거나 타격하는 전략미사일로, 우리나라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을 주는 무기다.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는 지난 21일 일본 언론에서 비롯됐다. 당시 국방부와 합참은 ‘화들짝’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군 측으로부터 사전에 관련 정보를 받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 당시 국방부와 합참 고위 관계자들은 대체로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 언론이 일본 언론의 보도를 토대로 확인해 들어가자 군 관계자는 “임박한 징후는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 차량 2대를 원산비행장으로 전개했는데도 그런 반응을 보인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이동시킨 사실은 미국의 첩보위성이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미군이 이 정보를 주지 않으면 깜깜이가 될 수밖에 없다. 북한 내륙을 실시간 볼 수 있는 첩보 장비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지상에서 공증으로 수백m 가량 미사일을 쏘아 올려야만 우리 군의 레이더로 포착할 수 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북한이 22일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군 당국의 태도에도 의문점이 있다.

무수단 미사일이 고각(각도를 높여)으로 발사됐는데도 얼마나 올라갔는지에 대해서는 국방정보본부가 비공개로 했다. 국방정보본부가 하루 뒤면 공개되는 정보에 대해 함구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나 이순진 합참의장이 국방정보본부의 ‘과도한 정보 통제’를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하는 군 관계자들도 있다.

외국 언론은 미국과 일본 군사당국을 인용해 무수단 미사일이 1천㎞ 이상으로 올라갔다고 보도했다. 우리 국방부와 합참은 이 보도마저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다.

이후 북한은 23일 “최대정점 고도 1천413.6㎞까지 상승비행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군은 이런 공개에 대해 아직도 침묵하고 있다. 무수단 미사일이 얼마의 각도로 비행했고 최대정점 고도에서 얼마의 속도로 낙하했는지 설명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군이 관련 정보 가운데 공개할 것은 공개하고 유사시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지, 없는지 정확하게 밝힘으로써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우리 군이 구축하고 있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 ‘킬 체인’을 운영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이다. 북한 미사일을 KAMD와 킬 체인으로 요격할 수 있는지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과 관련한 정보는 대부분 미국의 정보자산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국 정보자산의 경우 수집한 정보를 받아서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군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우리나라 안보와 직결된 정보에 대해 수세적으로 대응하는 태도는 고쳐야 한다고 제언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한국과 미국 국방부가 ‘같이 갑시다’, ‘최상의 한미동맹’이란 수식어를 달고 사는 데도 한국의 안보와 직결된 정보에 대해서는 역으로 가는 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해 40조원에 육박하는 국방비가 도대체 어디로 가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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