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찾아 삼만리…“더먼저, 더많이 만나려면 정보가 생명”
새누리당 8·9 전당대회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주자들 간의 일정 관리에도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당내 경선의 표심공략의 대상이 제한적인 만큼 일정이 겹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이럴 경우 서로 ‘끼어들기’, ‘따라하기’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총을 보내는 모습이다.
특히 4·13 총선 이후 조직 정비 차원에서 전국 각지에서 각종 당원 행사가 열려왔는데, 전대 레이스가 본격화하는 최근 들어서는 별도로 초청하지 않았음에도 당권 주자들이 사전에 일정을 파악하고 ‘집결’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고 한다.
지난달 29일 당 직능조직인 중앙위원회가 국회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사전에 조율된 축사 명단에 없었던 당권 주자들이 대거 등장해 마이크를 잡으면서 토론 시작이 지연되는 일도 벌어졌다. 일부 청중에선 “적당히 하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예고 없이 불쑥 나타난 주자들로 진행이 다소 매끄럽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발언 기회를 요청하는 의원들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행사가 풍성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경남 통영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당 전국여성지방의원협의회 워크숍 현장에도 유력 주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찬이 있었던 날로, 후보들은 오찬 행사가 끝나자마자 부랴부랴 통영으로 내달렸다. 청와대와 통영 간 거리는 거의 400㎞에 육박한다.
A 캠프 관계자는 “당내 경선에서는 사실상 대의원과 당원이 전부 아니냐”면서 “당원의 표심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당협위원장들은 물론이고, 당연직 대의원인 자치단체장, 기초·광역의원들이 모이는 행사장은 ‘필수 코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각 캠프별로 전국 각지의 크고 작은 행사를 놓치지 않고 다른 후보보다 더 많이, 더 빨리 찾아가기 위해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경쟁을 벌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B 캠프 관계자는 “결국 정보력과 조직력이 생명”이라면서 “한 후보가 특정 당협 그룹 등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행사를 준비한다고 해도 참석자들의 지지성향은 다양할 수 있고, 이들로부터 일정 제보를 받게 되면 다른 후보들도 ‘무임승차’의 유혹을 떨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막판 경쟁이 과열될 수록 얼굴의 철판은 두툼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주는 10일 정병국·한선교 의원 등이 추가로 공식 출마 선언을 하는데다 12일까지 전국 17개 지역에서 시·도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정기 시도당대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예정이어서 주자들 간 눈치싸움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또 전국 135개 원외 당협위원장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원외위원장협의회 전체회의’(11일), 당 중앙여성위원회가 주최하는 ‘2016 새누리 양성평등 포럼’(12일) 등의굵직한 행사도 줄줄이 이어지는 만큼 후보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