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후보야, 친박 후보야?”…김문수 등판설에 주자들 ‘발끈’

“비박 후보야, 친박 후보야?”…김문수 등판설에 주자들 ‘발끈’

입력 2016-07-26 11:20
수정 2016-07-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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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비박 “대권 주자라더니 부적절” 모두 한 목소리

새누리당 8·9 전당대회가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판설이 제기되자 당이 발칵 뒤집혔다.

기존 당권경쟁 판도를 뒤흔들 최대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미 뛰고 있는 주자들로서는 3선에 행정경험까지 갖춘 김 전 지사가 출마할 경우 득표력이 만만치 않아 ‘힘겨운 싸움’을 벌일 공산이 커졌다.

여기에 당 대표 후보군이 7명 이상으로 늘어날 경우 5명으로 압축하는 ‘컷오프’가 실시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판’이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정치적 행보와 과연 맞는 것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김 전 지사답지 않고, 뜬금없다”고 말했다.

역시 비박계로 출마를 선언한 김용태 의원은 “대충 상황을 보다가 뛰어들 분은 아니고, 무언가 혼란이 있거나 와전된 거 같다”면서 “대한민국에서 큰 데 쓰일 큰 그릇이기 때문에 출마 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은 스스로 김 전 지사를 ‘정치적 멘토’라고 할 만큼 가까운 사이지만 섭섭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친박계 당 대표 후보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을 준비하다가 갑자기 당권으로 기수를 바꾸는 게 이해도 안가고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 당직자는 최근 일부 친박(친박근혜)계가 서청원 의원을 당 대표 후보로서 조직적으로 밀었던 점을 거론하며 “비박(비박근혜)계의 서청원이냐”고 꼬집기도 했다.

김 전 지사가 출마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주변에서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이 얼마 전까지 서 의원의 출마 여부가 쟁점이 됐던 상황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결국 군불만 때다 말 것이라는 회의적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김 전 지사의 출마설은 서 의원의 사례와는 분명히 달라 보인다. 서의원의 경우 친박계 내부에서 출마를 공개적으로 권유했지만 김 전 지사의 출마설은 명확한 근원지나 실체가 없이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목할 대목은 청와대 개입설이 나돌고 있는 점이다. 현재 비박계 주자로 통하는 정병국 김용태 의원이 주류에서 봤을 때 지나치게 강성이어서 이들 중 한 명이 당권을 장악하면 박근혜 정부 집권 말기 운영이 고달파진다는 게 근거다.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실제 김 전 지사는 과거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됐지만 4·13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하며 친박임을 자처했고, 그 과정에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기도 했다.

전날 정병국 주호영 김용태 의원이 긴급 회동을 열고 “혁신의 흐름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강력 반발한 것도 이런 의구심과 무관치 않다.

친박계는 이 같은 가능성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얼토당토않은 소설”이라면서 “청와대나 핵심부의 누구로부터도 그런 비슷한 얘기를 들은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친박계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 쪽으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현재 구도로는 친박계를 꺾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대권 주자급인 김 전 지사를 끌어들여 당권을 장악한 뒤 자신은 대권 가도를 달리겠다는 게 김 전 대표 권유설의 요체다.

김 전 대표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증언을 종합하면 김 전 지사가 최근 김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을 가능성은 매우 짙어 보인다.

이에 대해 김 전 지사 측은 “보수 전체 진영이 위기라는 의식 때문에 고민하는 것이지 특정 계파의 권유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다”라면서 “절대 정치적 유불리에 근거해 전대 출마 여부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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