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TV토론·합동연설, 후보 단일화 이슈로…친박계 “나쁜 사람들”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주자들이 29일 후보 등록을 속속 마치고 본격적인 유세전에 돌입했다.후보 등록 직전 발표될 비박(비박근혜)계 진영의 대표 후보 단일화가 선거운동 초반의 이슈로 떠올랐다.
정병국·김용태 의원은 전날 양측의 합의로 여론조사를 의뢰, 조사 결과를 반영해 이날 오후에 단일 후보를 정한다.
어느 쪽으로 결정되든 다른 후보에 견줘 주목을 받고, 그만큼 초반 판세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마침 이날 저녁 예정된 후보들의 첫 TV토론과 오는 31일 열리는 첫 합동연설에서도 후보 단일화는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주영·이정현 의원 등 친박(친박근혜)계 진영에 가까운 당권 주자들은 후보 단일화를 성토하면서 ‘전대 완주론’으로 맞섰다.
이주영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비박계 단일화는 분명한 해당(害黨) 행위이자, 당원과 새누리당을 아끼는 국민에 대한 죄악”이라고 비난했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누가 단일화하든 관심 밖”이라고 단일화 이슈를 외면하면서 “끝까지 남아 당 대표가 되겠다”고 ‘완주론’을 폈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친박계 조원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친박계는 대표로 나서지 못하게 하고 자기들은 단일화한다”며 “나쁜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비박 또는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주호영·한선교 의원은 조건부로 추가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하거나 단일화를 백안시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주 의원은 기자들에게 “새누리당이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책임이 큰 계파(친박계)가 당권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노골화하면 단일화를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어떤 세력에 의해서 단일화하면 잘못된 건데, 두 사람의 노선이 같고 외부 압력 없이 합의가 됐다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전대가 결국 계파 대결 구도로 흐를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당권 주자들은 초반부터 총력전에 돌입할 태세다.
특히 영남권의 첫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이번 주말에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세력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 진영에선 첫 연설회가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것을 두고 다소 불만 섞인 반응도 나왔다. 창원이 이주영 의원의 지역구라는 점에서다.
정병국 캠프 관계자는 “영남권 연설회 장소를 왜 특정 후보의 ‘홈그라운드’로 잡았는지 모르겠다”며 “편파성 시비가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태 캠프 관계자도 “굳이 장소를 잡는다면 이번 전대에 후보가 없는 부산으로 하는 게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는 길이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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