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차관 전격 방중, ‘사드갈등’ 한중관계 실마리 풀리나

외교차관 전격 방중, ‘사드갈등’ 한중관계 실마리 풀리나

입력 2016-08-31 11:35
수정 2016-08-3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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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사전준비·점검”…한중 정상회담 조율할듯

한중간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이 31일 전격적으로 중국 방문길에 올라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부는 임 차관이 다음 달 4∼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관련 전반적인 사전준비와 점검을 위해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베이징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임 차관은 방중 기간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날 예정이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예방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 고위급 인사인 임 차관의 방중은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데다 그 시점도 절묘해 특히 시선을 끌고 있다.

임 차관은 당초 지난 26일부터 칠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방문을 위해 출국했으나 칠레 일정만 소화하고 급거 귀국해 중국을 갑자기 방문할만한 사안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임 차관의 방중은 G20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최종 조율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28일 방송에서 G20 정상회의 무대에서의 한중 정상회담 여부에 대해 “통상적으로 다자회의가 있으면 양자 접촉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밝혀, 개최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중 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해 양국간 사드 갈등이 사실상 걸림돌로 작용해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는 점에서 임 차관은 방중 기간 사드 문제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사드를 바라보는 한중간의 시각차가 극명해 이견을 좁히기는 어렵지만 임 차관의 방중은 한중 정상회담 성사시 양 정상이 이견 속에서도 나름대로 ‘관리된 메시지’를 낼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왕이 부장은 지난 24일 한일중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도쿄에서 기자들에게 사드 반대 입장을 거듭 표명하면서도 “우리는 한중이 협상을 진행해 쌍방이 타당한 해결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 소식통은 임 차관의 방중에 대해 “도쿄에서의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사드 소통 이야기를 했는데, 그 채널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임 차관의 방중을 ‘특사 카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중국을 배려한 특사 성격을 가미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중국의 사드 공세와 한중관계에서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사드 문제에 대해 절제된 메시지를 내면서 한중관계 중요성에 방점을 찍으면 한중관계는 긴장수위가 다소 낮아지며 출구를 모색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담 자체가 불발되거나 사드로 이견을 노출하는 모습을 보이면 한중관계는 상당 기간 냉각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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