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무기 막을 방법 없는 軍…힘 얻는 美전술핵 재배치론

北핵무기 막을 방법 없는 軍…힘 얻는 美전술핵 재배치론

입력 2016-09-11 10:38
수정 2016-09-1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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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핵무기 전력화 임박 우려…軍 ‘3축체계’론 대응에 한계 지적

5차 핵실험으로 북한의 핵위협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우리 군도 이에 맞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킬체인(미사일 발사 조짐시 선제타격)과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KMPR(대량응징보복) 등 ‘3축 체계’를 발전시키겠다고 밝혔지만, 구축 시기도 많이 걸리는데다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다.

이에 따라 정치권을 중심으로 핵추진 잠수함 개발은 물론 우리도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직면할 수 있어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 北 “핵탄두 마음먹은 대로 생산”…전력화 임박 우려

북한은 9일 단행한 핵실험에서 역대 최대인 10kt(1kt은 TNT 1천t의 폭발력)의 위력을 선보였다. 북한은 또 핵탄두를 ‘표준화, 규격화’했으며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에 모두 맞는 소형화된 ‘표준’ 핵탄두를 개발했으며 대량 생산체제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남한 공격용인 스커드가 770∼1천㎏, 주일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노동이 700㎏,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넣는 무수단이 650㎏ 등이다. 따라서 북한이 핵탄두를 650㎏ 이하로 소형화했다면 모든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게 된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이런 주장에 대해 “분석이 필요하다”며 유보적이지만,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은 “과거 4차례 핵실험을 통한 기술적 성숙도를 고려하면 핵무기 소형화·탄두화를 실현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각국의 전문가들도 북한의 핵무기 전력화가 임박했다고 우려했다.

패트릭 크로닌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전배치를 위한 또 한 걸음을 걸었다”고 이번 핵실험을 평가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첸리옌(千里岩)은 “여러 차례의 핵실험 수준으로 미뤄 북한이 초보적인 핵타격 능력을 지녔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 軍 “‘3축 체계’로 대응”…시기 늦어 실효성 의문

이처럼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향해 착착 나아가고 있지만 우리 군 당국은 현실적으로 이에 대응할 마땅한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는 평가다.

군 당국은 킬체인과 KAMD, KMPR 등 ‘3축 체계’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2020년대 초나 돼야 전력이 완비돼 북한의 핵 고도화 속도와 비교하면 턱없이 늦다는 지적이 나온다.

킬체인의 핵심인 정찰위성은 이제 사업설명회를 한 단계로, 차질없이 추진돼도 2020년에야 1기가 전력화된다. 고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 글로벌호크도 2018년에야 배치된다.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한다는 KAMD의 핵심인 패트리엇 미사일 성능개량은 2022년에나 완료된다.

이에 따라 국방예산을 킬체인, KAMD 구축에 집중시켜 최대한 전력화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당국이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공개한 KMPR은 북한이 핵무기로 위해를 가할 경우, 다량의 탄도미사일로 지휘부를 직접 겨냥해 응징·보복한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이는 북한이 핵을 사용한 이후 상황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국민을 안심시킬 방안은 못 된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 자체 핵무장은 현실성 ‘글쎄’…美전술핵 재배치 주장 부상

이처럼 현재 우리 군의 대응 계획으론 북한의 핵무기에 대응할 수 없으므로 우리도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은 9일 성명에서 “핵을 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핵 보유밖에 없다. 우리도 평화 수호를 위한 자위권 차원의 핵무장 수순을 밟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자체 핵무장론을 연구하는 전문가 모임도 발족했다. 이 모임 간사를 맡은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효과가 매우 제한적인 대북 제재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세계 제6위의 원자력 강국인 한국이 북한보다 핵 보유 능력에서도 확실하게 앞설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체 핵무장은 지금의 국제질서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것이어서 부담이 크다.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으로서 핵의 평화적 이용 권리만 있다. 이런 상황서 핵무장을 추진하면 북한처럼 각종 제재에 직면해야 한다.

북한과 같은 폐쇄경제 체제야 제재에 견딘다지만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경제제재를 감수하기 쉽지 않다. 무엇보다 한미동맹도 균열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주한미군에 대거 배치돼 있던 전술핵은 1992년 발효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으로 모두 철수됐다.

그러나 북한의 핵 개발 야욕을 돌이키기 어렵다는 점이 분명해진 만큼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의미가 없어졌으니 전술핵을 다시 들여오자는 논리다.

군의 한 관계자는 “전술핵을 다시 배치하면 대응 시간이 다소 줄어드는 효과와 더불어 ‘핵에는 핵으로 응징하겠다’는 상징적인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와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전술핵 재배치가 안건으로 상정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에 대해 강력한 ‘확장억제’를 공약한 이상 전술핵을 다시 들여놓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란 미국이 동맹국에 대해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유사시 괌 미군기지에 배치된 B-1B와 B-2와 같은 전략 폭격기가 곧바로 출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남쪽에 핵무기가 배치되면 북한에 핵 개발을 포기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은 상당히 퇴색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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