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있다”던 김종인, 개헌 지렛대로 중간지대 키우기

“할 일 있다”던 김종인, 개헌 지렛대로 중간지대 키우기

입력 2016-09-25 11:47
수정 2016-09-2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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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패권지대’ 프레임으로 광폭행보…판 흔들며 정계개편 주도 포석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는 퇴임에 앞서 이후 역할론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내가 할 일은 따로 있다”, “두고 보면 안다”는 아리송한 답변을 내놓곤 했다.

그랬던 김 전 대표가 8·27 전당대회 이후 여야를 넘나드는 광폭행보로 여전히 ‘뉴스메이커’로서의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한 손에는 ‘개헌’, 다른 한 손에는 스스로 ‘비(非)패권지대’로 명명한 ‘중간지대 플랫폼’을 들고서다.

대선 국면을 앞두고 불어닥칠 수 있는 정계개편 바람의 가능성과 맞물려 그의 행보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이다. 비박(비박근혜)-비문(비문재인) 세력 규합을 통해 현재의 쏠림 구도를 차단, 헤쳐모여식으로 ‘중간지대 운동장’을 최대한 넓힘으로써 판을 흔들어보겠다는 그의 구상의 성공 여부에 따라 대선구도가 요동칠 수 있어서다.

‘비패권지대’가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을 뺀 중간세력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라면 개헌론은 이 공간으로 사람들을 견인하는 지렛대인 셈이다.

김 전 대표가 ‘비패권지대’라는 조어를 만들어 새 프레임을 꺼내들고 나온데는 이중포석이 깔려 있어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최근 즐겨써온 ‘제3지대론’과 선을 그으며 중간지대 플랫폼으로서 새판짜기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냄과 동시에 친박·친문을 ‘패권세력’으로 낙인찍는 차원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독자적인 언어를 구사하면서 전체의 판 속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친박·친문을 분명 겨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내각제 개헌론도 연일 띄우고 있다.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임기단축을 각오하고 개헌을 주도할 대선주자가 필요하다고 볼륨을 키우고 있다.

중간지대론이나 대선후보 임기단축 공약이 바탕에 깔린 개헌론 모두 야권의 유력주자인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에게는 불편한 소재가 될 수 있다. 문 전 대표의 삼고초려로 더민주 구원투수로 등판, 한때 ‘정치적 공동운명체’ 사이였지만, 4·13 총선을 거치며 멀어진 두 사람이 일단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상황이 된 것이다.

김 전 대표가 “아직은 유력한 주자가 보이지 않는다”며 향후 50대 주자의 부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상황에 따라 김 전 대표가 ‘킹메이커’가 아닌 ‘플레이어’로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고개를 든다.

김 전 대표는 24일 새벽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기단축 공약을 내걸고 직접 대선후보로 나설 수 있느냐’는 질문에 “무슨 가능성이 있나. 아무 힘도 없는 사람한테…”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의 한 관계자는 “당장은 특정한 역할을 정하고 있진 않지만 정국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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