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충청권 모임서 “우물안 사고 버려야”…잠룡들은 ‘구애’

반기문, 충청권 모임서 “우물안 사고 버려야”…잠룡들은 ‘구애’

입력 2017-03-17 11:32
수정 2017-03-17 11:3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정치비전 아닌 누구와 정치할지 묻는 언론이 생각밖이었다” 정운찬 “새 정치지평 제시 부탁”…안상수 “세계적인 인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그의 도움을 받으려는 정치권의 구애는 계속됐다.
이미지 확대
입장하는 반기문 전 총장
입장하는 반기문 전 총장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왼쪽 두번째)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충청권 명사 모임 ’백소회’ 조찬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같은 충청 출신의 대선 잠룡들은 반 전 총장의 명망을 등에 업고 ‘충청 대망론’의 불씨를 다시 살리려는 모양새다.

반 전 총장은 17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충청 출향 명사들의 모임인 ‘백소회’가 마련한 환영 조찬에 참석했다.

조찬에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공히 반 전 총장의 업적을 칭송하며 구애성 발언을 했지만 반 전 총장은 인사말도 사양하는 등 대선에 개입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충남 공주 출신인 정 전 총리는 인사말에서 “과거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충청인들이 나서서 위기 극복에 크게 기여하지 않았느냐”며 “특히 반 총장이 경륜을 발휘해서 국론을 다시 추스르고 국민 통합을 하는 데 힘을 실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반 전 총장을 바라보며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랄까, 새로운 정치 지평을 제시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고, 반 전 총장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충남 태안 출신의 안 의원도 “반 전 총장은 세계적인 인물이고 앞으로도 영원히 우리나라는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결단을 내려 오히려 대통령에 대한 걱정은 다른 분들이 하고 본인은 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새로운 곳에서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말이 제 마음에는 더 훈훈하게 들린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이렇게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세계사에 족적을 남긴 총장이 국민에 더 큰 사랑과 지도력을 보여주는 것을 확신했는데 참으로 아쉽기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국회 본회의 때 홍 의원은 같은 당 김무성 의원과 “반에게 출마 설득을 해보세요”라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나눈 것이 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홍 의원이 반 전 총장의 재출마를 타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오래된 문자 메시지를 지우지 않았는데, 과거의 다른 문자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카메라에 잡힌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반 전 총장은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조찬에서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주로 외교·안보에 관해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전 총장은 “지금 세계화 시대인데 한국의 인식이 너무 국내에 갇혀있다. 글로벌한 인식을 해야 하는데 너무 우물 안 사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참석한 자유당 이명수 의원이 전했다.

반 전 총장은 또 한국전쟁 당시 소련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거부권을 행사했다면 유엔군 파병이 불가능했다고 지적하고 “스스로 안보를 지켜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이 정치를 접은 이유에 대해 “제가 어떤 비전을 가졌고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에 관심을 두고 질문하는 게 아니라 누구하고 같이 정치를 할 건지, 어느 당으로 갈 건지를 묻는 언론이 생각 밖이었다”고 말했다고 정 전 총리는 전했다.

반 전 총장은 조찬 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에서의 역할이나 지지 후보, 탄핵 사태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행사장을 떠났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학교 초빙교수직을 맡아 오는 24일 출국, 대선 이후인 7월 초 귀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0월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할까요?
오는 10월 개천절(3일)과 추석(6일), 한글날(9일)이 있는 기간에 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시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기사를 읽어보고 황금연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1.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
2.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필요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