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北에 1조5천억 줬는데 실패했다”…협상신중론 피력

틸러슨 “北에 1조5천억 줬는데 실패했다”…협상신중론 피력

입력 2017-03-17 13:29
수정 2017-03-17 13:4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美국무부 대변인 “6자회담, 오랫동안 의도한 결실 못 봤다”
이미지 확대
아베와 악수하는 틸러슨 美국무장관
아베와 악수하는 틸러슨 美국무장관 일본을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6일(현지시간)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아베 총리와 회담을 갖고 대북 공조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AP 연합뉴스
“그래서 우리는 20년간 실패한 접근을 했다. 그것은 미국이 북한이 다른 길을 가도록 독려하기 위해 13억 5천만 달러(약 1조 5천272억 원)를 제공한 기간을 포함한다.”

17일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의하면 렉스 틸러슨 장관이 지난 16일 도쿄에서 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돼 미국의 대북 기조와 관련한 시사점이 주목된다.

지난 20년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실패한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틸러슨이 언급한 13억 5천만 달러에 대해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대변인 대행은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1995년부터 2008년까지 14년 동안 북한에 지원한 총액이라며 “50%가 식량 지원, 40%가 에너지 지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핵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제네바 북미기본합의(1994), 9·19공동성명(2005) 등이 도출됐던 빌 클린턴-조지 W부시 정권의 대북 협상사를 틸러슨은 ‘실패’로 규정한 셈이었다.

이어 토너 대변인 대행은 지난 20년간 미국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대해 “매우 타당한 지적”이라며 “6자회담과 같은 기제가 오랫동안 의도한 결실을 보지 못했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6자회담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토너 대변인 대행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을 고려할 때 제재 관련 현행 조치를 더욱 효과적으로 추진할 방안을 새롭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막바지 내부 조율을 거치고 있다는 점으로 미뤄 틸러슨 장관과 토너 대행의 발언은 의미심장해 보인다. 북한과 안이한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며, 기존 6자회담이라는 협상 틀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미 행정부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말을 두번 사지 않는다’는 기조 아래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단, 핵시설 가동중단 등 ‘핵동결’에 보상하는 식의 협상은 하지 않는 대북 강경 기조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