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퇴진 제안 놓고 바른미래 각 계파 ‘복잡한 속내’

손학규 퇴진 제안 놓고 바른미래 각 계파 ‘복잡한 속내’

강경민 기자
입력 2019-12-19 14:14
수정 2019-12-1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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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은 순수성 강조·安은 반신반의·劉는 ‘꼼수’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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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복귀하면 전권을 주고 퇴진하겠다는 손학규 대표의 제안에 당내 각 계파가 물밑에서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4·3 보궐선거 참패 이후 유승민·안철수계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으면서도 8개월 넘게 꿋꿋이 버텨온 손 대표가 돌연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취하자 당내에선 그의 진의를 놓고 갖은 해석이 나온다.

일단 손 대표 측은 제안의 순수성을 강조하고 있다. 극한 계파 갈등에 여러 갈래로 쪼개진 바른미래당을 추슬러 내년 총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내려놓는 결단뿐인 답이 없다는 판단 하에 이런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손 대표 측은 특히 안 전 의원 측에 초가을부터 이러한 의사를 타진하는 등 오랜 기간 ‘교감’을 나눴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 안 전 의원의 부인 김미경 교수가 국내 IT 행사에 참여하며 정계 복귀설을 낳고, 최근 안 전 의원 측이 유승민 의원의 신당 합류 요구를 분명히 거부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해석한다.

바른미래당 한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손 대표가 15일 안철수계 비례대표 여성의원 3명에게 자신의 제안을 전달하기 전, 안 전 의원의 최측근 인사를 별도로 만나기도 했다”며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당내 안철수계 의원들도 손 대표의 제안에 화답하는 분위기다. 유승민계의 신당 열차에서 중도 하차하며 갈 곳을 잃은 이들은 안 전 의원이 하루빨리 국내로 돌아와 향후 행보에 안개가 걷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안 전 의원의 최측근 이태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서 손 대표 제안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있다고, 일단 그렇게 믿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안 전 의원이) 복귀를 하면 총선 전에 해야 한다”며 “복귀하면 당연히 (총선에) 참여할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일부 안철수계 의원은 “손 대표가 그간 사퇴 주장을 수차례 번복하지 않았느냐”며 여전히 진정성을 의심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정치권에선 손 대표 제안의 이면에 공천권 등의 조건이 숨어 있지 않겠느냐는 말도 오간다.

‘새로운보수당’ 깃발을 올리며 안철수계와 갈라선 유승민계는 손 대표와 안 전 의원 간의 사안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유승민계 의원은 손 대표가 당내 입지를 지키기 위해 이런 제안을 한 게 아니냐고 분석한다.

현재 손 대표는 그를 옹호하던 당권파 일부 의원에게 사퇴 압박을 받으며 마찰음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계를 자신의 우군으로 끌어들여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한 유승민계 의원은 통화에서 “안철수계라고 이런저런 계산을 하고 있지 않겠느냐”며 “안 전 의원이 복귀하더라도 바른미래당으로 돌아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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